이순녀/전국보험모집인노조 위원장 sunnyu53@hanmail.net
※이번 호부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소장 박승흡)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워킹보이스>(www.workingvoice.net)에서 제공하는 기사를 소개해드립니다. 격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지난 7월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 등 24명의 국회의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이 발의안은 해당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채 그냥 내팽개쳐졌다.
이는 1백만 명이 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우롱한 처사다.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말로는 비정규직 노동3권 보장을 외치지만, 이 개정안에 한 명도 동의하지 않았다.
보험모집인, 학습지 교사, 레미콘 등 특수고용직들은 하나의 사업주에 전속되어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일을 하는 ‘노동자’임이 분명한데도 노동부와 행정부는 ‘일반 사업자’라며 노동권을 빼앗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방적 해고에 대해 우리는 제대로 항의 한번 하기도 힘들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는 지난 10월 중순, 각 당 대선 후보들에게 특수고용형태 노동자의 근로자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정책질의서를 보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사회당측의 답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나라당과 국민통합21은 답변하지 않았다.
△ 민주당 노무현 후보
법원이 노동자 여부를 판단하는 사용종속관계에 대한 해석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하는 부분도 있지만,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들을 모두 임금노동자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무리다. 법원의 보수성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사회보험 적용과 자주적 단결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 사회당 김영규 후보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생활하는 노동자이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기본권과 생활권의 보호를 위해 비정규 노동은 즉각 폐지돼야 한다. 단계적으로 전환하거나 비정규직의 비율을 일정수로 제한하면, 비정규직을 인정하는 것이 되며, 완전철폐는 요원한 일이 된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전형적인 근로관계에 비해 몇몇 특수성을 가지고 있지만, 특수고용 노동자도 명백히 노동자이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사용자 정의규정을 확대해 노동법상의 제 권리를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당은 또한 잔여업적수당 등 불공정계약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 사업자 등록강요를 금지할 것이며, 불공정계약시정을 위한 특위를 설치할 것이다.
민주당은 ‘준근로자’ 개념을 도입하자는 것인데, 이 개념을 도입할 경우 자본가들은 근로자임에도 준근로자로 분류하거나 아예 준근로자에도 포함되지 않도록 갖은 애를 쓸 것이 자명하다.
단결권 보장 문제 역시, 재능교사노조와 같이 법원과 검찰에서 현행법상 보장된 단결권마저도 부정하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근로자성 인정 없이는 요원한 문제다. 사회당은 비교적 원론적인 주장을 펼쳤는데, 비정규직 ‘완전’ 철폐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비교적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세부적인 정책을 제시했는데, 법 개정을 통한 노동3권 보장, 불공정한 임금결정 방지, 일방적 계약강요 방지 등을 밝힌 것은 고무적이다.
불공정한 계약관계 속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은 법 개정을 통한 ‘노동자성’ 인정으로 해결 가능하다. 이는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그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올 대선에서, 다가오는 2004년 총선에서 이런 대안을 거부하는 후보를 준엄히 심판할 것이다.
[ 114호] 12.2 ~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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