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오 11대 집행부 선거 평가
현장에서 희망을 만들어 내는 발레오를 위해
발레오만도지회는 지난 1월 17일 1차 투표와 18일 결선투표를 실시하여 11대 집행부 선거를 마무리하였다. 만도기계 경주지부에서부터 발레오만도지회로 바뀌기까지 10여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 처음으로 3개의 팀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를 통해 성과와 한계, 그리고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 비록 현 지면을 통한 평가는 현장에서의 더욱 더 활발한 평가의 기틀이 마련되길 원하는 바이다.
11대 집행부는 9개월의 짧은 임기이지만 03년 투쟁을 책임지는 집행부이다. 03년 투쟁은 금속노조 3기 건설을 앞두고 어떤 투쟁과 성과를 가지고 2기에서 3기로 넘어 갈 것인가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금속노조 경주지부의 주력 사업장인 발레오만도가 어떤 집행을 하느냐에 따라 경주지부 투쟁이 판가름 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11대 집행부 선거는 바로 선거를 중심으로 한 활동, 선거 때만 하는 활동을 극복하는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현장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 내는 선거 투쟁 돌입의 시작이었다는 의의를 갖는다.
먼저 선거가 있기 전의 노동조합 상태나 현장의 분위기를 보자.
선거 일정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기 전에는 12월 26일, 27일 경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12월2일 개최된 경주지부 운영위회의 중 발레오만도지회 현황보고에서 지회 임원선거를 12월17일 실시할 예정이라는 발표가 있게 된다. 이후 내부에서는 12월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선거일정을 확간들에게 보고함으로 공개되기 시작한다. 현장조직에서는 짧은 시간에 의견을 모으고 후보 선출을 하는 다소 급박한 일정을 보낸다. 현장에서는 물량감소와 발레오자본의 투자 외면으로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고, 이런 불안감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돈 벌 수 있을 때 벌자는 분위기가 팽배하였다. 이런 분위기에 새로운 요구를 불러일으키는 불씨가 생기는데 그것이 바로 '흑자경영'이다. 발레오자본으로 넘어 온지 3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이야기가 나오면서 성과급에 대한 요구가 현장에서 생기기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지난 53일간의 지루한 투쟁의 불만은 간데 없고 단순한 결과물에 대한 환상으로 조합원들의 기대는 쏠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년 단협을 준비중에 있던 집행부라는 프리미엄이 추가되어 있었으며 임시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성과급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말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준비한 놈이 하는 것이 아무래도 낫지 않겠느냐?' '다른 놈이 하면 언제 상집 꾸리고 교섭하겠냐?' 또한 '9개월 짜린 데 아무나 하면 어떻겠냐?' '그 사이에 노동조합 말아먹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과 '돈 많이 받아 줄 놈이 누굴까?' 라는 단순한 판단을 하게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런 분위기가 먹히게 되는 것은 우리 조합원들의 평균 근속이 13년에 육박하고 평균연령이 30대 후반이다 보니 조합원들의 가정경제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실리주의'로 물들게 하고 있다.
'좋은 게 좋지', '많이 싸워서 많이 따내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적당히 받자'라는 이런 정서가 크다. '자꾸 싸우면 회사 어려워진다'는 데 일정부분 동의하는 조합원들도 있었다.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현장에서는 후보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검증보다 동문이다, 모임이다, 향우회다, 친구다 라는 친목의 목소리는 많았으며 이러한 점은 시급히 의식적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부분이다. 후보들의 공약이나 정책 등의 홍보는 뒷전으로 밀려버린 실정이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예전에 없던 인신공격이 난무한 것은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인신공격이 자기중심적 판단을 넘어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있었던 것을 없었다 하고 없었던 것을 있었다' 하는 등의 얘기들이 오가기도 하였다.
어쨌든 묵은 감정은 풀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선거 이후 가장 큰 숙제인 것은 사실이다. 누가 잘 했고 잘못 했느냐도 중요하지만 지금 와서 그것이 가장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누가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조합원들 스스로를 주체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상화시키는 조합활동을 끝장내야 한다. 민주노조는 조합원들이 고여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며, 노동자로서 자본에 대항하며 계급성을 획득해 갈 때 민주노조의 진정한 의미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성과 투쟁성은 투쟁일변도의 외곬 수는 결코 아니다. 오직 노동자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한다는 목표에 복무한다는 것을 새기는 것이 제일 중요한 덕목이다.
이번 선거투쟁은 그것을 구현하고자 하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이제 2003년이 다가오고 있다. 임․단협 투쟁과 주5일 근무 쟁취 투쟁, 경제 특구법 철폐 투쟁, 공무원노동조합법 쟁취 투쟁 등 수많은 투쟁을 우리는 조직해야한다. 그 길에 함께 힘차게 어깨 걸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번 선거투쟁에 혼신의 힘을 다한 세 팀의 후보에게 박수를 보내며 당선된 동지들께 축하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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