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두산중공업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고 배달호 열사가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서 산화한 지 6일째 되는 1월 14일에도 열사의 요구와 염원을 받아안기 위한 투쟁이 계속되었다.
'열사 추모 및 살인두산 규탄대회' 창원, 서울서 동시 진행돼
'두산재벌 노조탄압 규탄 노동열사 고 배달호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4일 오전 두산재벌 박용성 회장이 현재 회장으로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박회장 퇴진 운동과 두산제품 불매운동은 물론, 국제노동 인권단체와 연대하여 박회장이 갖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국제유도협회 회장·국제상업협회 부회장 직함 박탈을 위한 국제연대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책위는 또한 "두산 재벌이 자산가치 5조원의 한국중공업을 3천억이라는 헐값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특혜의혹에 대해 특검제를 도입해 진상규명할 것"을 요구하며 "2년 동안 노동자들이 숨도 쉬기 힘든 혹독한 노동탄압에 시달려 왔고, 결국 노동자 분신자살이라는 참극을 빚기까지 검경과 법원은 두산재벌의 파수꾼이었으며, 노동부는 재벌 앞에 설설기며 그 흔한 특별근로감독 한번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날 오후 3시 두산중공업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는 '고 배달호 열사 추모집회 및 살인두산 규탄대회'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이날 두산중공업 집회에는 금속산업연맹 확대간부 파업을 진행한 전국의 노동자 1천 5백여명이 참석했고, 서울 상공회의소 앞 집회에는 4백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열사 사망 직후 상경해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는 두산중공업 해고자 전복현씨는 "열사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수배해고자들은 아사단식투쟁에 돌입하고, 상경 투쟁을 통해 전국투쟁 전선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이번 열사의 죽음은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이때까지 억눌렸던 모든 노동자의 울분과 한을 푸는 투쟁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복현씨는 또한 "두산중공업 관리자가 노조 간부를 차량에 매달고 60km 속력으로 2km를 달렸지만 불구속 기소에 그쳤다"며 "자본과 정권, 사법부는 똘똘 뭉쳐 부당노동행위를 비호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책위 공동대표 정광훈 노농특위 의장은 규탄사를 통해 "작년 의정부에서는 효순이, 미선이가, 서울에서는 노점상 박봉규 열사가 돌아가시고, 충북에서는 농민 4명이 1달만에 빚 때문에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며 "노동자의 긍지와 힘으로 노동자 탄압을 분쇄하는 한 해 투쟁을 만들자"고 밝혔다.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 역시 규탄사를 통해 "죽기 전 함께한 동지들을 일일이 만나고, 찬찬히 요구사항을 유서에 적어갔던 열사의 육신은 아직도 차가운 땅바닥에 놓여 있다"며 "연대투쟁이 아닌 이땅 모든 노동자의 투쟁으로 죽어간 열사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고 열사가 영원히 살 수 있는 투쟁을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3시경 두산중공업 정문에서는 금속산업연맹 확대간부 등 규탄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노동자들이 사측 청원경찰에 집단폭행을 당하고, 이 모습을 취재하던 기자들도 카메라를 빼앗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두산중공업 해고자들
금속노조, 16일 '투쟁의 시작을 알리는' 부분파업
금속노조는 "△박용성 회장 공개 사과 △노조탄압, 현장통제 중단 △해고자 원직복직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등 열사의 뜻을 담은 금속노조 요구안을 확정하고, 오는 16일 오후 1시부터 4시간동안 전국 160여개 사업장 전 조합원이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또한 지부, 지회별 분향소 설치, 조합원 리본달기를 비롯해 문상단을 조직하기로 하고, 경찰력을 동원해 시신을 탈취하거나 투쟁을 탄압할 경우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금속노조 이의봉 부위원장은 "두산재벌은 아직도 '현장 조합원은 동요없이 잘 일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등 외부세력이 개입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등 사태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16일 부분파업은 투쟁의 끝이 아니라 이번 투쟁의 시작을 알리는 파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HSD엔진 해고자들은 13일 성명서를 통해 "열사는 두산자본의 악랄한 탄압에 서서히 죽어가는 노동조합을 보고 이대로 가다간 조합원의 고용보장은커녕 기계로 노예로 전락하는 미래를 보고 '이것을 막으라'고 산화하셨다"며 "열사의 유언에 따라 죽기를 각오한 싸움을 전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해고자들은 이에 따라 5명이 무기한 단식농성, 6명이 두타앞, 대한상공회의소 앞 상복 1인 시위 등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일부 유가족이 13일 창원 중부서에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진정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두산 사측이 분신사망 사건 이후 고인의 미망인을 집요하게 만나려 하였으나 만나주지 않자 다른 유가족과 긴밀하게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회사에서 타살의혹을 제기하여 극심한 탄압으로 인한 열사의 분신사망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사태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같은날 열사의 딸, 미망인 등 유족이 참석한 대책위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유족은 "회사 때문에 자살한 것이 분명한데, 남편을 두 번 죽이는 부검을 절대 반대한다"며 "남편의 유서대로 해야하며 대책위에 모든 것을 위임하였으니 잘 해결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는 이후 13일 밤 10시경 유족의 뜻을 확인하여 14일 고인의 시신을 현장에서 부검하려 했으나 시신이 냉동상태여서 부검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경찰과 이후 부검 일정에 대해 협의하고 있으며, 두산중공업 지회는 부서별로 조합원들이 시신 사수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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