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법원 '레미콘노동자 노동자성 불인정' 판결에 대해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삶의 질 저하는 결국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이다.

지난 9일 대법원은 '레미콘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3년 동안 노동3권을 확보하기 위해 눈물겹게 투쟁해 온 레미콘운송기사들과 특수고용직노동자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반노동자적 판결이었다.

이날 대법원은 "씨케이인프라시스 소속 레미콘기사들이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음을 확인해 달라"는 회사측의 '근로자지위 부존재확인소송'에서 사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레미콘노동자들은 80년대 후반부터 사측으로부터 턱없이 높은 가격으로 차량을 불하받은 뒤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으면서 일해왔다. 레미콘운송기사들은 낮은 운임단가에 교통비, 차량 수리비 등을 본인이 부담했다. 운임단가 인상 등을 요구하면 사측은 재계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해고를 했다. 40대 후반의 가장인 이들 레미콘운송기사들은 노동3권을 보장받기 위하여 해고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사업장에서, 거리에서 싸웠다. 그만큼 절실했던 것이다.

레미콘운송기사들은 말이 개인사업주이지, 사실상 회사측에 종속적인 관계로 소속돼 임금을 받고 있다. 대법원은 노동자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경제적, 조직적 종속성 대신에 단지 인적 종속성에만 치중했다. 이번 판결은 레미콘운송기사들처럼 형식적인 위수탁관계에서 노동을 하고 있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완전히 부인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우려는 특수고용관계에 있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묵살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삶의 질 저하는 결국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이다. 새 정권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노동3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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