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자본과 국민통합21의 최대주주 정몽준 의원은 울산 노동자들의 분노가 두렵지 않은가?


월드컵의 열기를 후광으로 하여 한때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까지 나아갔던 정몽준 의원. 그러나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그는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치명상을 입었다.
투표 돌입을 7시간 남기고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하더니,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슬그머니 “국민과 노무현 당선자에게 송구스럽다”며 꼬리를 내렸다.
대선 직후 인터넷에는 정몽준 의원을 질타하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한때나마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더욱 격렬한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달리하는 모습에서 어떤 진지한 정치적 소신도 발견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공당의 논의구조를 완전히 무시한 채 자기 멋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재벌식 정치행태야말로 사라져야 할 구시대 정치의 표본으로 보였던 것이다.
정몽준 의원은 야무진 꿈을 안고 이번 대선에 달려들었지만 결국 자신의 정치적 수준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그나마의 정치적 가능성마저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만 것이다.

정몽준 의원은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들을 피하기 위해 대선 직후 국민통합21 대표직을 사임한 가운데 혹시나 있을지 모를 재기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그런데 대선 직후 울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정치적 파산 위기에 처한 정몽준 의원이 완전한 파산을 향해 나아가기로 작정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0일 동구의 국민통합21 소속 구의원들은 자신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이용하여 동구청에 설치된 노동상담소 관련 2003년도 예산 4천여만원을 전액 삭감시켜 버렸다.
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찾기를 적극 지원할 계획인 노동상담소가 정상 가동되는 것을 저지하려는 것인데, 이것은 노동상담소 설치 공약을 내건 이갑용 구청장을 당선시킨 동구 주민과 노동자들의 의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12월 31일에는 현대중공업 경비대들이 어용집행부 간부들과 함께 해고자들의 천막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무렵이면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평소 잘 찾아보지 못했던 경우라면 일부러라도 찾아가 따뜻한 말 한마디와 조그마한 정성이라도 전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의 사건은 식칼테러로 악명높은 현대중공업의 노무관리가 얼마나 악랄한 것인지, 나아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 있는 정몽준 의원의 생각이 얼마나 반노동자적이며 반인륜적인지를 다시한번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말에 연이어 벌어진 이 두개의 사건은 현중자본과 국민통합21이 현대중공업과 동구의 노동자들은 물론이요, 전체 울산 노동자들과 나아가 전국의 노동자들을 상대로 전면전을 하자고 선전포고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전면에 나서 반노동자적인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은 그 배후에 버티고 있는 정몽준 의원을 여전히 믿음직한 보루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울산 노동자들은 정몽준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어떤가와 상관없이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고 넓히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 나갈 것이다.
다만 지금 노동자들의 분노를 자꾸만 자극해서 그 분노가 폭발하는 표적이 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정몽준 의원에겐 완전한 정치적 파산이 기다릴 뿐임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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