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랑 함께 출퇴근 하고 싶어요"

회사 안에 보육시설이 있어 언제든지 자녀의 노는 모습을 보거나 함께 퇴근할 수 있다면 부모 된 입장에서는 육아의 큰짐을 하나 더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한 방송사를 주요 무대로 유성의 지구충돌을 그렸던 헐리우드 영화 ‘딥 임팩트’는 현란한 특수효과 이외에도 직장 내 보육시설을 마치 당연하다는 듯 보여주고 있어 색다른 기억을 갖게 하는 영화다.

이처럼 직장 내 보육시설은 영화 속 장면이나 선진 외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로 여겨져 왔지만 올해부터는 국내 언론사들도 본격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말 직장에 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사업장의 기준을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으로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육인원이 20명 이하인 직장은 사업장 안이 아닌 인근 주택가에 보육시설을 설치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언론사 가운데 직장 내 보육시설을 설치한 곳은 KBS가 유일하다.

지난 94년 1월 문을 연 KBS 어린이집은 연구동에 있는 보육시설에서 매년 만 2세부터 4세까지의 유아 30명씩을 보살피고 있다.

애초 이 어린이집은 노조 여성국이 서울여대와 연계해 첫 발을 디뎠지만 이후 노사 단협과정에서 운영주체가 회사측으로 넘어갔다.

따라서 어린이집 운영경비의 대부분은 회사측이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된 보육교사의 급여는 고용보험공단측이 지불하고 있어 실제 부모들이 내는 경비는 구립 보육시설 수준인 15만원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신문사 가운데 사내 보육시설 지원이 가시화 된 곳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에 들어가 현재 광화문에 있는 새문안교회 부설 어린이집에 위탁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조선일보는 준비단계에서 보육시설의 직접 운영도 검토했으나 노조와 총무국이 사원들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을 한 결과 10여명의 사원들만이 이를 이용하겠다고 밝혀 위탁경영쪽으로 선회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직장 내에 보육시설이 설치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녀를 둔 대다수의 직원들은 이를 크게 환영했다”며 “하지만 막상 집이 먼 직원들의 경우 아이들을 데리고 출․퇴근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또 신문사 특성상 퇴근이 늦어지거나 야근을 하게 되면 이후 아이들을 맡길 곳이 적당치 않아 많은 이들이 어쩔 수 없이 집 주변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단협을 통해 보육시설의 설치를 노사간에 합의한 경향신문, 문화일보, 한겨레 등은 올해 안에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 박상진 노조위원장은 “맞벌이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에서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는 이제 대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당장 경영사정이 어려운 언론사들은 보육시설 운영에 들어가는 경비와 공간 마련조차 난감해 하고 있다”며 “보육시설 설치가 어렵다면 우선 회사측이 탁아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점진적인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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