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허가제나 산업연수제나 똑같애요"

2월 9일 단속추방 중단, 합법화 쟁취 이주노동자 결의대회 열려 고용허가제 반대, 노동비자 쟁취와 완전한 노동3권 보장 주장


2월 9일 오후 2시부터 동대문운동장 부근 훈련원공원에는 보라색 머리띠를 동여맨 노동자들이 모여들었다.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 등 동남아 각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와서 짧게는 1년, 길게는 6-7년간 일한 이주노동자들이다.

이들은 Equality Union Migrant Branch(평등노조 이주지부)에 소속되어 있는 조합원들로서 정부에 '고용허가 반대, 노동비자 발급, 완전한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한국노동자로서 집회를 주최하고 연대하였다.

이주지부 이윤주 지부장은 투쟁연설에서 "새정부가 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하고 고용허가제를 실시한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열심히 투쟁한 성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것은 노동비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 노동3권의 보장입니다."라면서 새정부가 추진하려는 고용허가제에 대해 반대를 분명히 했다.

새정부가 추진하는 고용허가제는 산업연수제를 없애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하는 것이 골자지만 사업장 이동을 금지하고, 단체행동을 제약하는 등 여전히 미흡하기 짝이 없다.

이주지부 안양분회장인 네팔 출신 샤말 타파는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 공장을 옮길수 없다. EPS(EMPLOYMENT PERMIT SYSTEM, 고용허가제)는 산업연수제와 다르지 않다"면서 "연수생이냐 worker냐 하는 것만 다를 뿐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똑같다. 우리는 계속 노동비자 쟁취와 완전한 합법화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야 하고, 장애노동자, 여성노동자, 비정규노동자와 함께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쇼할은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때까지 주먹을 내리지 말자"고 다짐하였다. 전날 생일을 맞아 아이스크림 케익으로 축하받고 다시금 투쟁의 결의를 다졌던 꼬빌은 이날 사회를 보면서 "오늘 200명이 모였지만 3월 2일에는 2000명을 모을 것이다. 그렇게 다짐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훈련원공원 집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은 "단속추방 중단, 노동비자 쟁취"를 외치면서 거리행진을 하였고 동대문운동장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고 이날 집회를 마무리하였다.

한편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지난 2월 5일 팩스소식지를 통해 "사업장 이동의 자유없는 고용허가제는 노동권에 근본적인 제약이 가해지는 노예제도나 다름없다"며 "고용허가제 추진을 중단하고 노동허가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한바 있다.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는 3월 집회, 이주노동자 토론회 등을 열고 2003년에도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작년 이주노동자공대위 활동을 했던 활동가들이 조직한 '이주정책모임'에서도 3월에 한국인활동가용 이주노동운동교육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회운동의 지속적인 주목과 연대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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