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편집자주]문화일보와 문화개혁시민연대는 ‘이제는 문화교육이다’라는 공동기획 시리즈를 21일부터 매주 화요일 연재한다. ‘문화교육’은 딱딱한 문학을 넘어 인터넷 언어를 포함하는 언어교육, 영화를 통해 사회를 읽는 시각매체교육 등 실생활과 학교교육을 밀착시켜 ‘삶과 배움’을 일치시키자는 것. 이를 통해 입시지식 교육편향의 우리교육에 감성·인성·예체능교육을 고루 포함시키자는 주장이다.
이 새로운 의제설정을 위해 문화일보 교육팀과 문화개혁시민연대의 문화교육위원회는 앞으로 총 8회에 걸쳐 문화교육의 필요성, 해외사례, 영역별 교육대안등을 연재한다.
문명의 전환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인가. 문제는 과거와는 달리 지식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홍수’다. 이런 홍수를 헤쳐가려면 지식정보의 가치를 판별하고 재구성할 판단력과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나아가 사회적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인간주체를 육성해야 한다. 그간의 교육정책은 이런 시대적 요청에 역행하고 있다.
인성·예체능 교육을 최소화하고 입시위주의 왜곡된 지식교육만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복합적인 인간능력을 일차원화하는 현재의 관행을 극복하고, 지식·인성·예체능교육의 균형 발달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교육체계가 필요하다. 이 새로운 교육체계의 이념을 ‘문화교육’이라 부르고자 한다.
문화교육을 위해선 교육이념, 교육과정, 교과편성, 평가제도의 문화적 재조직화를 해야 한다. 여기서 ‘문화’ 교육이란 좁은 의미의 문화예술만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신체적, 감성적, 윤리적, 지적 복합능력의 육성을 뜻하는 것이다.
‘문화교육’은 따라서 ‘예체능교육’의 차원을 크게 넘어선다. ‘문화교육’은 지식, 인성, 예체능 교육의 관계 자체를 재조직화하여 인간능력의 다면적 발전(문화적 리터러시·다중매체 이해)을 촉진하고, 파괴된 공동체 사회문화적 자원을 재조직하는 새로운 교육이념이다. 어떤 교과목이든, 지식정보의 전달과 암기보다는 해당 지식정보의 역사적 문맥에 대한 폭넓은 이해, 학습자의 반성적 판단력, 창의력, 상상력, 감수성, 매체해독 및 사용능력을 함양하는 쪽으로 교과내용과 수업방법을 바꿔야 한다.
우선 학생 서열화(최종적으로는 사회적 서열화)를 목표로 하는 ‘상대평가’ 중심의 ‘선발적 발달관’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한다. 새 교육과정은 청소년의 인지적, 정서적, 도덕적, 신체적 발달단계에 따라 재조직화되어야 한다. ‘문화교육’을 새로운 교육이념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은 오감과 상상력, 이성의 상호작용에 상응하게끔 학생들이 ‘멀티미디어 리터러시’를 높이고 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지식교과 위주로 짜인 공교육의 전체 교육과정을 새 교육이념의 관점에서 재편해야 한다. 현재의 방식으로는 ‘문화의 세기’는커녕 ‘야만의 세기’를 앞당길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예체능, 인성, 지식 교육의 순으로 교과영역 비중을 조정하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그 비중을 반대로 늘려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학을 상향식 평준화와 특성화를 중점으로 개혁해야 한다.
문화교육운동은 대안적 사교육 강화를 주장하며 공교육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는 ‘교육 시장화’ 논리에 정면으로 맞서는 운동이다. ‘문화와 정보의 지구화’의 세기인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다면적 능력과 민주적·생태적 태도를 지닌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기 위해서 역동적인 문화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총체적 교육위기 극복을 위해 전문가·교육단체만이 아니라 문화단체·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범국민적 문화교육 캠페인이 시급하다.
심광현 /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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