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으로 사기를 치는 회사가 등장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센추리지회는 2002년 단체협약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금속노조에 승인요청서를 발송해 2002년 10월 22일 단체협약을 확정했다. 이 단체협약안에는 '34조 3항 조합원을 징계에 회부시킬 때의 징계위원은 노사 동수로 한다'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2002년 12월 9일 센추리 사측은 "징계위원회 규정을 개정했다"며 이와 함께 "지회장, 수석부지회장을 징계에 회부시킬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런데 사측이 통보한 개정된 규정에는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조항"이 빠져있었다. 2002년 6월 10일 노사 양측이 문장 하나하나를 검토할 때도 분명 있었던 노사동수조항이 단체협약을 체결하던 날 작성된 단체협약안에서 삭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노조는 이전까지 합의되었던 내용이 삭제되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채 사측이 작성해온 문서에 도장을 찍었고 12월 9일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사측은 단협 고의 누락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징계위 개최'를 통보했고, 노조가 이를 저지하자 "1월 7일 아산공장 공장장실에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고를 결정했다"고 통보해왔다. 하지만 이날 원래 징계위 개최장소였던 회의실은 노조원들이 점거한 상태였고, '징계위가 열렸다'는 아산공장 공장장실은 텅 빈 상태였다. 또한 징계위원장인 공장장은 사내로 들어오지도 않았으며, 그날 징계위에 참석했다는 회사쪽 징계위원 6명은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센추리는 연이은 사기행각 이전에도 5년여간 조합원들의 가정에 "저질노조, 조합원들은 모두 술주정뱅이에 정신병자다"라는 내용의 편지 50여통을 꾸준히 보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센추리 사측은 끈질긴 편지 공세와 함께 1천 5백여명이던 공장 노동자들을 하청, 외주, 분사 등의 형태로 5백여명으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과 노조 초토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센추리 사측은 "향후 3년간 분사하지 않겠다"는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2002년 10월 19, 20일 '정전으로 토,일요일 야근, 특근을 하지 않는다'며 공장이 빈 틈을 타 용역을 동원해 기계를 훔쳐내 별도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사측의 탄압은 금속노조,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에 참여했다는 이유를 대며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해 조합원 5명의 임금과 퇴직금을 가압류하는데 까지 이르러 이 중에는 한달 임금으로 만원에서 오백원까지 받는 사람도 있다. 사측은 또한 "3개월마다 업무능력을 평가하겠다"며 라인 노동자들의 생산율을 상대평가해 그중 제일 낮은 점수를 받는 노동자는 관리자를 통해 문책하고, 이에 항의하면 명력불복종으로 징계까지 회부하는 등 일상적인 노동감시, 통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센추리 사측은 "단협 32조 징계조항 논의 중 적용대상을 '조합원'으로 할 것인지 '종업원'으로 할 것인지 논란을 벌이다가 노사동수조항을 삭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센추리 지회는 "어느 노조가 이미 확보된 노사동수 조항을 삭제하자고 합의하겠는가"라며 사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센추리 지회 감덕균 수석부지회장은 "두산중공업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살인자본이라면, 센추리지회는 사기자본"이라며 "사측은 나중에 어찌되더라도 당장 지회장, 수석부지회장을 해고시켜 노조가 위축되는 효과를 노린 것같다"고 밝혔다. 감 수석부지회장은 또한 "이번 사측의 사기행각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해고무효소송을 낼 예정"이라며 "센추리의 이런 사기행각은 대한민국 초유의 일로, 이 일을 생각하면 억울해 잠도 자지 못할 정도"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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