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禁止)’라는 단어를 ‘금하여 그친다’가 아니라 ‘그치는 것을 금한다’라고- 제 멋대로 해석해 보면
<금지된 사랑>은 ‘결코 멈출 수 없는 사랑’이 된다.
오래 전에 시작된 첫사랑을 계속 끌어안고 있는 사람들...
한 사랑이 끝나면 다른 사랑을 찾아-
누군가를 계속 사랑하게 되는 사람들..
그런 ‘금지된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
- <금지된 사랑> 1권 작가의 말-
나는 아직도, 모두가 잠든 새벽녘이 되어 왠지 기분이 센치해 질 때면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인터넷으로 보곤 한다. 사랑이 언제나 자극적으로만 그려지는 미디어 세상에서 사랑을 그렇게 현실적으로 드러낸 드라마는 정말이지 볼 때마다 감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네 멋대로 해라>가 돋보이는 것은 그 안에 다양한 사랑이 그들의 삶과 함께 뒤엉켜 진지하게, 전혀 과장됨 없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복수 부모의 사랑, 복수와 복수 부모의 사랑, 전경 부모의 사랑, 전경 어머니의 사랑, 전경과 전경 부모의 사랑, 전경과 복수의 사랑, 송미래의 복수 사랑....
이들의 모든 사랑은 곧 그들의 삶이다. 사랑은 결국 삶 속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아픔도, 기쁨도 사랑과 함께 뒤엉킨 삶 속에서 나온다.
사랑이 감동적으로 그려지기 위해 꼭 누군가가 죽을 운명일 필요는 없다. 사랑하던 사람이 알고 보니 이복 남매일 필요도 없고, 갑작스런 사고로 죽을 필요도 없다.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 내가 사랑하던 사람을 빼앗아 갔다고 해서 꼭 서로 원수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한혜연의 <금지된 사랑>은 <네 멋대로 해라>의 방식과 많이 닮아 있다.
<금지된 사랑>에는 친구에게 5년 스무 하루 동안 사귀었던 애인을 빼앗긴 윤지이가 있고, 중학교 때 짝사랑했던 선생님과 결혼하는 정석희도 있고, 동성을 사랑하는 이희성도 있지만 이들은 그들의 특별한 사랑에 대해서 절대 호들갑 떨지 않는다.
새로운 사랑에 마음이 설레이거나, 이제는 끝나버린 사랑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매일 울컥울컥 슬픔이 치밀어 오른다 해도 우리의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가지 않던가.
우리는 ‘살아가고 있기에’ 말이다. 결국 사랑은 ‘현실’이고 ‘삶’이다.

실연을 당하고 지이에게 찾아와서 담배를 주인공으로, 주변엔 딸기와 설탕과 막걸리, 라이타를 두고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희성. 그 중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사랑도 있고, 싸우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를 지겹도록 반복하는 사랑도 있다. 그리고, 서로 마음이 엇나가 사랑으로 연결되지 않는 만남도 있다. 이제는 너무나도 상처를 받아 다 그만두고 싶다는 그녀에게 지이는 말한다.
“어차피 무얼 원한다 해서 다 얻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와는 상관없이 굴러가기도 하는데... 그 속에서 나의 ‘선택’이란 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어. 만약에 하나만을 선택하라면-너 자신을 선택하렴”
<금지된 사랑>에는 참 다양한 사랑과 만남이 나오고 우리 역시 참 다양한 사랑과 만남을 접한다. 헤어지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아도,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 눈을 뜨고 새로운 하루를 살게 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미 그 사랑들 속에서 우리 자신을 선택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은 그렇게, 결코 과장될 수 없는 ‘삶’이고, ‘현실’ 인 것이다.
오늘 집에 가는 길에 무수히 널려진 초컬릿들을 보고 가슴 한 구석이 허전했다면, 사랑했던 이와 함께 걸었던 그 길을 지나치며 일상속에서 묻어두었던 생채기가 조금 돋아나왔다면 <금지된 사랑>을 조용히 읽어 보라.
그들의 사랑과 만남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공감하면서 어느새 마지막 권을 덮고 나면 다시 '피식' 미소짓고 내일을 시작하게 될 테니..
뱀다리. <네 멋대로 해라>에는 복수에게 화가 나서 끊기로 한 담배를 다시 사 입에 물고 지나가던 남학생에게 담뱃불을 당당히 빌리는 전경이 있고, <금지된 사랑>에는 중학교 때부터 짝사랑한 선생님과의 결혼식 당일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친척들 몰래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는 석희가 있다. 내가 <네 멋대로 해라>와 <금지된 사랑>을 사랑하는 것은, 특별한 이들의 이야기인 척 하는 대부분의 드라마나 만화에서 볼 수 없는, 바로 이런 현실감과 솔직함이 있기 때문이다.
틈새 / 문화사회 편집위원 rebel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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