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앞 1인시위에 나선 '에바다 투쟁 6년 - 해아래 모든이의 평등을 위하여'를 연출한 다큐인 박종필씨[PHOTO - COPYLEFT :다큐인]
진보네트워크센터(이하 진보넷)가 2월 24일 서울고등법원에 "KBS 열린채널이 '주민등록증을 찢어라!'(제작 진보네트워크센터, 연출 이마리오)를 편성불가하기로 결정한 것은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며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진보넷은 2002년 1월 KBS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인 '열린채널'에 '주민등록증을 찢어라!'의 편성을 신청했으나 KBS는 6개월이 지난 7월 24일에서야 '편성불가' 결정을 통보했다. KBS는 편성불가 방침을 통보하며 "△공무원의 음성 등장 부분이 공무원의 초상권을 침해하고 △ 박정희 생가 장면은 방영될 수 없으며 △제목의 '찢어라'가 위법행위를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진보넷은 이에 대해 "KBS의 요구들은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중대하게 훼손한다"며 "△지문날인 제도에 대한 찬/반 구조로 되어 있는 작품의 특성상 공무원의 음성 등장은 지문날인에 찬성하는 측의 주장을 전하는데 꼭 필요하며 형식적으로도 해당 공무원의 동의를 받고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박정희 생가 장면은 지난 1968년 주민등록제도가 도입된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하고 △제목상의 '찢어라' 또한 작품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하기 위해 꼭 필요하며 심의규정을 위반하거나 위법행위를 조장하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후 진보넷은 같은해 8월 22일 "편성불가 결정은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와 함께 9월 26일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월 23일 서울행정법원 제12부가 진보넷이 KBS를 상대로 낸 편성불가처분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영상집단, 지문날인 반대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독립영화협회는 25일 성명을 통해 "행정법원 재판부의 판결문은 KBS 측의 주장과 대동소이하고, 특히 1심 판결문에서 열린채널의 취지에 대해 이해하거나 고려하려는 노력을 전혀 볼 수 없었다"며 "KBS는 자체 제작하고 있는 일반 시사·고발 프로그램보다 열린채널에 대해 더 엄격한 심의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서 열린채널의 취지를 근원적인 부분에서부터 흔들어버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KBS열린채널은 대중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방송에서의 평등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한 사회적 토론과 합의를 거쳐 탄생한 대표적인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대중들의 작품을 거의 훼손없이 그대로 방영해주는 해외의 사례와 달리 KBS 열린채널은 '주민등록증을 찢어라!' 뿐 아니라 평택 에바다 학교와 에바다 농아원의 문제를 다룬 '에바다 투쟁 6년 - 해아래 모든 이의 평등을 위하여'에 대해서도 역시 편성불가 결정을 내려 "부담스런 주제는 방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진보넷 등은 또한 "KBS라는 거대한 공권력에 대항하여 힘없는 시청자에게 주어진 알량한 1주일 30분의 시간조차 이렇게도 자의적인 심의 잣대와 검열에 의해 재단되서는 안된다"며 "편성불가결정된 '주민등록증을 찢어라!'가 열린채널을 통해 시청자와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싸울 것이며, 또한 열린채널이 진정한 열린 채널로 거듭나는 그 순간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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