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 1면] 투쟁의 깃발을 분명하게 들자

투쟁의 깃발을 분명하게 들자

03년이 밝은지 두 달이 넘었다.
지난 12월 26일부터 시작된 노사교섭은 2월 21일 11차 교섭을 넘어 섰다.
두 달 동안 아웃소싱, 특별 상여금, 단협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피차 시간 끌기도 아닐텐데 결국 그렇게 시간을 죽였다.
그 동안 자본은 끊임없는 아웃소싱의 시도(평택공장에서 불거진 HB-CAR 불법 외주 처리 문제는 그 일면에 불과하다), 단협 개악안 제출과 교섭에서의 뻔뻔함, 현장 감시와 조이기 등 다양하고 일관된 시도를 되풀이하고 있다.

주고 받기 하자?
자본의 노림수는 분명하고 단순․명쾌하다.
노사간 협상에서 타협은 필수이니까 서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 아닌가?
노사 교섭을 보라

ꡒ조합이 2002년 결산을 예상하고 특별상여금을 요구하듯이 회사도 2003년 사업계획에 의해서 아웃소싱을 노사협의 안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ꡓ(단협교섭 속보 8호)

ꡐ오랜만에 참석한 오상수 대표이사는 명분을 달라는 식으로 기어이 자본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았다. 사측은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명분으로 다른 안건도 다루자고 했으나, 결국은 아웃소싱을 함께 다루자는 말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ꡑ(단협교섭 속보 10호)

자본은 노동자 앞에서는 타협을 통한 상생의 원칙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뒤로는 자신의 이윤 확보라면 어떤 것도 거침없이 밀어 부친다.
과연 이런 조건에서의 주고 받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결국 자본에게는 꿩먹고 알먹기, 노동자에게 남는 것은 고용 불안과 장시간 노동에 병들어 가는 육신 아닌가?

아웃소싱과 특별 상여금은 같이 다룰 수 없다
현장신문은 아웃소싱과 특별상여금을 일괄로 다룰 수 없다는 노동조합의 태도(ꡐ조합에서는 특별 상여금에 아웃소싱을 제기하는 것은 결국 사측이 욕먹을 일이며, 아웃소싱이 그동안 조합원동지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점을 상기할 때 아웃소싱을 거론할 이유가 없음을 분명히 천명하였다.ꡑ 단협교섭속보 10호)와 인식을 같이한다.
아웃소싱과 특별 상여금은 별개의 것임을 분명히 하자. 물론 조합원들에게는 당장의 물질이 필요하고, 크게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아웃소싱 관련은 나와 상관없다고 치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 아웃소싱 투쟁의 혼란과 경험이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다. 벌써 두 달 이상을 끌어 왔다. 뒷심이 약해서 자본이 노리는 바대로 주어서는 결코 안된다.

이제 노동조합의 투쟁의지를 확실히 보여 줄 때다
두 달간의 지리한 교섭과 줄다리기가 진행되는 동안 지부차원의 공동 행동은 별로 없었다. 지부대책위는 2월 13일에 ‘조출, 철야, 계속근로, 중식시간, 2시간 초과근로 금지ꡑ를 대책위 방침으로 내렸다. 하지만, 이미 자본은 금번 투쟁을 예비하듯이 현장과 공장밖까지 물량을 쌓아 놓으며 노동조합의 투쟁을 대비(?)해 왔다.
그런 가운데 현장은 끊임없이 팽팽 돌고 있었다.

이번 평택지회의 투쟁은 결코 팽택지회만의 투쟁으로 끝나는 문제는 결코 아니었다.
HB-CAR 외주 처리 문제는 눈뜨고 코 베이는 꼴이었다. 작년에도 신차종 문제가 노사간에 논란 거리였다. 올해는 수출차종 문제다. 이렇듯 아웃소싱 문제는 다양한 외관을 가지고 등장하면서 노동조합을 공략하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직시해야 한다.
그런 상황임에도 이번 투쟁은 평택지회만의 투쟁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아쉽게도 지부가 평택지회의 투쟁을 전체 지부의 투쟁으로 전화시키지 못한 것이다.
지부는 3월 4~5일 쟁의행위 결의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있지만, 이미 현장의 투쟁 열기는 한 템포 식어버리고, 투쟁의 엇박자가 날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고소, 고발 이후 노동조합은 합법적 틀내에서 투쟁을 가져 가려고 하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현장의 우려가 있음을 노동조합은 알아야 한다.
이제 노동조합은 백 마디 말보다 분명한 실천으로 투쟁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사측의 말 바꾸기를 반드시 분쇄하자!
지난 15년간 자본은 입만 열면 노사는 한가족이라 했지만, 98년 고용안정투쟁을 통해서도 자본의 속셈을 분명히 확인한바 있다. ‘고용안정 합의서 파기ꡑ, ’원상회복 문제ꡑ가 그것이다.
98년 투쟁의 해고자, 무급휴직자, 희망퇴직자 등에 대한 물질적, 정신적 피해와 고통은 해결되지 않고 여전히 미완으로 남겨져 있는 상태이다.
얼마 전, ꡐ근골격계 질환ꡑ 예방대책을 실무에서 노사합의한 결과를 사측에서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런 가운데 사측은ꡐ노경은 하나ꡑ라며 말도 되지 않는 말을 지껄이며 노경저널, 만사형통 등에 쓸데없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노사관계이든 인간관계이든 기본은 신뢰이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매번 말 바꾸는 사람을 어느 누가 믿어주는가! 그런 사람은 필시ꡐ왕따ꡑ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하물며 노사간의 관계가 지난 15년간 어떠했는가는 말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닌가?

03년 투쟁은 사측의 말 바꾸는 것부터 반드시 바꿔 놓자는 마음으로 투쟁에 임해야 한다.
분명한 투쟁, 결연한 투쟁만이 현장의 단합과 일치를 가져오고 그 힘으로 자본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그 투쟁을 주저하지 말고 시작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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