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문제 해결없는 여성정책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전국 여성 노동자대회 10개 도시 개최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차별없는 여성노동권 쟁취를 위한 전국여성노동자대'가 서울, 부산, 울산, 광주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주변에서 중심으로, 차별에서 평등으로"를 모토로 진행된 이날 대회에서 롯데호텔노조 성희롱대책위, 사무금융연맹노조, 대구지하철 청소용역 여성노조가 남녀평등 실현 모범조직상을 수상했다. 특히 대구지하철 청소용역여성노조는 지난 대구지하철 참사 때 순직한 노조원들의 영정을 들고 무대로 나와 "살아서도, 죽어서도 차별 받는 청소용역노동자의 투쟁을 전국 노동자의 투쟁으로 받아 안자"고 호소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전국여성노조연맹 이찬배 위원장은 "지하철공사도, 대구시도 청소용역 여성노동자 3명의 장례식장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고, 지하철공사는 '직원이 아니라 직원과 같은 대책을 강구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사고 바로 다음날인 19일부터 인근역 청소용역노동자까지 동원해 유독가스가 가득한 화재현장을 청소하게 하고, 대구지역대책위에서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지하철운행중단을 요구하자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면 임금조차 줄 수 없다'고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고당일 오전반 근무를 하던 중앙로역 청소용역 노동자 4명 중 3명이 연기를 피해 통신기계실에 있다가 사망했고, 1명만이 간신히 구조되어 병원에 입원치료 중이다.

이찬배 위원장은 "지금도 화재현장에 가면 얼굴이 퉁퉁 붓고 있는데 화재 바로 다음날 청소용역노동자들을 투입해 노조에서 막았다"며 "전국의 지하철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으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청소용역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노조연맹은 18일부터 지하철공사측에 교섭을 요구해 지난 7일에서야 겨우 1차 교섭을 진행했으며, 이후 '운행중단에 따른 임금보전' 등의 대책을 지하철공사, 대구시, 정부대책반 등에 요구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이향원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노무현 정부는 여성 장관을 대폭 임명하고, 육아출산 휴가를 늘려 모성보호를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수많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라며 "노동시장 유연화 구조조정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것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향원 위원장은 또한 "노무현 정부의 생색내기용 단기 처방으로 양성평등은 실현될 수 없다"며 "여성고용할당제, 동일노동 동일임금쟁취,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의 여성할당제 등으로 양성평등을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동일노동 동일임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모성보호 실현 △생리휴가 유지 △여성고용할당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여성할당제 전조직 확대 △조직별 여성위원회 건설 등 노조활동 내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힘써나갈 것"을 결의했다.




한편 민주노총이 여성노조원 942명을 대상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노동자들은 임단협 시 노조에서 '직장보육 시설 설치, 성별 임금격차 해소, 여성승진할당제 실시' 등을 우선적으로 다루기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노동자들은 민주노총에서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 여성문제로 "공공보육시설 확대, 여성 우선 해고나 성차별적 구조조정 근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실질적 사용보장 등 모성보호 강화 주력" 등을 꼽았으며, 응답자의 35.8%가 "가사, 육아, 자녀교육의 부담으로 노조활동 참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의 노조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여성 간부 육성과 여성조합원 교육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1.6%를 차지했으며, "남성중심적 문화와 노조운영을 개선해야 한다"는 답변도 17.4%나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