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편히 가소서, 그리고 지켜보소서"

'고 배달호 열사 전국노동자장' 14일 창원서 엄숙히 치러 "탄압 없는 세상으로 고이 가시길" 양산 솥발산에 안장



열사의 관은 국화꽃으로 치장됐다. 운구 행렬 앞에 설 '부활영정'도 자리를 잡았다. 64일만의 입관, 장례는 온통 울음바다였다. 두산중공업지회 양준호 조합원이 고인의 유서를 읽어 내려가자, 추모의 정과 분노의 한을 가슴 깊이 품은 참석자들은 통한의 눈물을 참지 못했다.

회사의 손해배상·가압류와 노조탄압에 항거하며 불꽃으로 산화해 간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배달호 열사의 영결식은 지난 3월14일 회사 안 노동자광장에서 '전국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전국노동자장 장례위원회’(위원장 유덕상 등 10명) 주관으로 열린 이날 장례식에는 부인 황길영(42)씨 등 유가족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소선 여사,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 전국민중연대 오종렬 의장, 민주노총 이재웅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 등 모두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장례식에는 두산중공업 김상갑 사장 등 경영진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조사에서 "열사가 우리의 곁을 떠난 지 60일이 넘어서야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는 이 처참한 노동의 현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한 뒤 "두산이 하루아침에 1천1백24명의 노동자를 해고하며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상습적인 부당노동행위와 부당내부거래, 변칙상속 등으로 대한민국의 '법과 원칙'을 무시했다"고 두산재벌의 잘못을 낱낱이 규탄했다.

금속산업연맹 백순환 위원장은 “배 열사는 부당노동행위가 없는 세상으로 떠났다”며 “배 열사의 유지를 받들어 남은 노동자들은 다시는 이런 불행이 없는 노동세상을 열어 나가자”고말했다.

이어 김창근 금속노조 위원장, 박창수 열사 부친 황지익 씨, 오종렬 전국민중연대 의장의 추모사가 계속됐다. 장례식에서는 민중가수 박준 씨의 조가가 울려 퍼졌으며, 해고 조합원 강웅표 씨가 대독한 백기완 선생의 조시 낭독에 이어 유가족인 부인 황길영 씨의 인사말과 '열사 부활굿' 등이 펼쳐졌다. 장례식은 헌화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열사의 운구 차량은 고인이 근무했던 보일러공장을 순회한 뒤 정문에서 한 차례 노제를 지냈으며, 곧바로 창원시청 앞과 창원중앙체육공원에서 노제가 잇따라 열렸다. 열사는 이날 오후 늦게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에 안장됐다.

장례위원회는 영결식 하루 전날인 13일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서 조합원 3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전야제를 열었다.

노동과세계 kctuedit@nodong.org


<사진> 배달호열사 전국노동자장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열사의 '부활영정'을 앞세우고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안에서 노제를 지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지회 제공


2003-03-16 22:34:28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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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호 , 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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