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의 집중폭격을 견뎌내고 있는 이라크
군인이 아니라 기자에게도 항복의 깃발을 들고 나오고 있는 이라크
우리는 지금 전쟁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는 이라크
'시위'라는 말 자체가 존재할 수 없이 혹독한 진압을 한다는 암만 시내에 시위를 하러 나갔습니다 . 시위피켓이며 현수막을 들고 숙소를 나서는데 팔레스타인 출신인 건물 관리인 아저씨가 유심히 바라봅니다. 지금 시위에 가는 길이라고 혹시 들은 바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나도 지금 시위에 가는 길이라고 아내와 함꼐 팔레스타인 인들이 만든 반전 시위에 가는 길이라며 자세히 길안내를 해 줍니다.
이미 두세 곳 팔레스타인 인들이 시위를 벌였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곳, 이미 사람들은 흩어지고 경찰과 페퍼포그 차만이 남아있습니다 . 삼삼오오 모여있는 이들에게 물었더니 경찰이 강경진압을 해 와 불과 십여분 만에 모두 흩어졌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경찰의 저지를 뚫으려 하면 저들이 발포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심지어 일인시위조차 허용이 안되는 강력히 시위를 통제하는 이곳 암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여명의 팔레스타인 청년과 아이들이 wehdat 캠프에 모여있습니다.
요르단 인구의 70-80%를 차지하는 팔레스타인 인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사는 팔레스타인의 영역인지라 경찰은 큰 길가에만 바리케이트를 친 채 시위대가 해산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경찰, 아니 무장을 한 군인들이 퍼부어된 최루가스에 눈물을 흘리며 걸어나오고 있는 무리를 헤치며 우리는 시위대의 중앙으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다해야 너뎃명, 작은 피켓 두서너개를 든 우리가 그들 가운데 서서,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NO WAR, YES PEACE"
"NO WAR"를 외치면 사람들이 합창처럼 "YES PEACE"를 외치기 시작하며 다시 큰 무리의 그룹을 이루었습니다. 우리 뒤로 따라오기 시작한 수백명의 군중들, 잠시 대열을 가다듬기 위해 멈추어 선 우리에게 경찰은 다시 직격탄을 쏩니다. 박기범씨의 북장단, 민주노총 이창근 씨의 대오정비, 우리들의 챈트소리, 그 속으로 터져들어오는 최루탄들 수 차례, 나아감과 물러섬을 반복하며 끝내 우리는 군인들의 저지선에 다다렀습니다.
그때 갑자기 청년들이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지선을 향해 전진하던 우리는 뒤를 돌아 돌을 던지지 말아달라고 우리는 평화를 위해 평화의 시위를 만들고 싶다고 외치며 그들 손의 돌을 풀어냈습니다. 우리의 북소리가 그 돌들을 대신해 그들 머리 위로 날아가고 어디선가 나타난 한 무리의 어린아이들까지 우리의 걸음에 함께했습니다.
경찰의 저지선에 거의 이르러 저 선을 넘을 것인지 말 것인지 망설이는 우리에게 팔레스타인계 요르단 사람들, 몇몇 이라크 청년들은 저 저지선을 넘어 줄 것을 저 군인들의 총과 방패를 뚫고 저 도로를 향해 자신들과 함꼐 나가 줄 것을 요청해옵니다.
그들만의 시위가 아니라는 것, 그들만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 외국인들을 향해 그들의 군대가 발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그것이 담긴 눈빛이 우리 속에 위험에 대한 부담감을 넘어설 용기를 주었습니다 .
몇번이고 흩어진 대오를 정비해 앞으로, 또 골목으로 오가며 우리는 결국 군인들의 바리케이트를 넘어 도로에 이르렀습니다. 차를 막고 도로에 서자 함께 걸어오던 팔레스타인 아이들은 서로 무등을 태우고, 자신들만의 리듬을 지닌 챈트를 외치며 축제를 벌이듯 시위의 난장을 펼칩니다.
그 때 한 청년이 오더니 저희에게 말합니다.
"It's a victory"
우리의 작은 용기가 그들에게 승리가 되었다 합니다. 최루가스를 무장한 군인들의 바리케이트를 함께 맞선 우리들의 외침이 그들에게 승리를 주었다 합니다. 손에 양파를 든 친구들이 몰려와 서로 건넵니다. 왜 양파를 주는지도 모른채 받아쥐고 시위를 끝내며 돌아오는 길 우리 중 한 사람이 말합니다. "한국에선 최루탄 터지면 치약 바르는데, 여긴 양파를 쓰나봐요"
그들이 나누어준 양파 향이 오래도록 손에서 가시지 않습니다. 그들과 함께 했던 거리의 시위가 우리 속에도 승리의 깃발이 되어 펄럭이기 시작합니다 . 이곳에 있는 동안 우리의 힘으로 저 엄혹한 진압을 피할 수 있다면 우리가 함께 함으로 저 총이 발포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시위를 계속할 것입니다.
이 전쟁의 포성이 그치기까지....
암만에서의 시위를 마치고 한국이라크 반전평화팀 임영신 [한국시간 3월 22일 6시]
[요르단에서/3월20일] "Too late"/단식이틀째 - 임영신
"Too late"
그 푸른 버튼을 달고 있는 제게 검고 깊은 눈의 요르단 사람이 말을 건넵니다.
"Don't attct Iraq" "Too late"
자신도 이라크 인이라고 일년 전 이곳에 와서 일하고 있다고 제가 바그다드에서 며칠전 돌아온 것 까지 알고 있는 그m 그에게 "이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려하다가 그만 입술을 다물었습니다. 바스라, 그 아름다운 땅과 포구위로 군인들이 진군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잠을 못 이루던 지난 밤의 저와 그가 어찌 다를까요
지난 밤에는 밤새도록 한국 언론의 전화를 받느라 잠을 들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언론사들이 이라크에 남아잇는 3사람의 생사를 확인하느라 이곳으로 전화를 그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수십통의 전화를 받다가 제가 그만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라크에는 한국인 세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금 저 폭격 속에 우리가 만났던, 함께 춤추고 함께 울었던 수하드가, 카심이, 사바가, 이란이..... 무시마로가, 캐시가, 스위스의 할아버지가 그리고 한상진 선배가가, 은하가, 상현이가 있는 것이라고 그들이 그곳에 남아있는 이유는 이라크, 저 잔인한 폭격과 진국 속에 방독면 하나 없이 맨살로 다만 이주일의 식량과 물로 이 폭격을, 시가전을 견뎌내야 하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라고"
우리는 더 이상 CNN에 귀를 기울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이 담아내는 것은 전쟁이지 사람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더 이상 유엔의 난민 구호 계획에 박수를 보내지 않습니다. 우리가 떠나던 날 그 곳을 도망쳐 나오는 사찰단의 뒷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더이상 서구 사회의 구호활동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죽이고 난 후 못다 죽인 사람들, 다친 후 죽지 못한 사람들, 미처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한, 혹은 자신들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한 파괴자의 위안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48시간 잔혹한 공격이 시작되며 바그다드와 암만은 전화가 두절되었습니다. 다만 마지막 전화를 통해 상현이가 발전소를 나와 시내에 합류했다는 것, 시가전의 위험, 폭동의 위험때문에 이라크 정부에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시민에게 발포할 수 있다는 경고령이 내려 설사 기자라 하더라고 바그다드의 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다는 것, 그것이 저희에게 와 닿은 바그다드의 최종소식입니다.
잠시 들렀던 수하드의 집, 카심의 사무실, 남아있는 동료들이 묵고 있을 호텔 그 곳곳마다 있을 지하벙커에서 그들은 이 폭격을 맞이하고 있을 것입니다. 종전시까지 집안 혹은 대피소에서 꼼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에 대한 대비를 마친채 남아있는 것이니까요. 한국의 모든 뉴스와 신문 거리가 이라크, 이 전쟁에 관한 흉흉한 소문으로 덮혀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전쟁이 끝나기까지 두고온 벗들로 인해 우리는 아직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벗들이 난민이 되어 저 황막한 사막을 지나 난민 캠프를 찾아 올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난민 구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세사람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이곳 요르단, 암만에 머물고 있습니다. 세사람의 한국이라크 평화팀에 관한 모든 사람들의 염려와 관심에 참 깊은 고마움 전합니다.
허나 한가지 그들에게 그러하듯이 이라크의 아이들에게, 이라크의 사람들에게 그 사랑과 염려의 마음 모두어주십시오.
우리는 지금 암만에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바그다드에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전쟁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평화속에 있습니다.
전쟁의 공포가 결코 파괴하지 못하는 깊은 평화, 낮으나 깊은 평화 속에
미국의 시민들이 파병된 군인들을 위해 아침마다 2분정도의 묵념을 한 후 하루를 시작한다는 이야기에 마음 깊은 곳 슬픔들이 노여움으로 물결칩니다. 아직도 그들은 그들의 이익, 그들의 안전에만 그들의 마응을 모두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의 석유를 위해 저 바드다드에 흐르고 있는 피의 강, 파괴의 모래먼지에 눈감고 있습니다. 이 노여움, 이 분노, 평화의 힘으로 치환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그들의 군인을 위해 기도할 때 매일 아침 이라크 사람들을 위해 2분의 기도, 2분의 명상이라도 나누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전쟁의 힘을 넘어 설 수 있는 것은 우리 속의 깊은 평화 밖에 없을 터이니 전쟁의 불길을 잡을 수 있는 것은 평화의 강물밖에 없을 터이니
고통의 나눔, 평화의 단식 이틀째를 맞으며, 평화가 강물처럼, 임영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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