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이 쿠웨이트 사막에서 이라크 남부를 향해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출처 www.aljazeera.net]
침묵과 슬픔, 그리고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표정에…
주말 휴일이 시작되는 목요일 아침(이슬람 국가는 금요일이 휴일이다: 역자 주), 고요한 이라크 하늘을 울린 대 이라크 전쟁 발발 직후 쿠웨이트는 긴장 속에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거리의 차량 소통량은 평소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고 사람들은 외출을 삼간 채, 집안에 머물고 있다. 사막에 몰아치는 모래 폭풍도 이러한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시민 공원이나 걸프 해변가에서 여유롭고 넉넉한 주말 나절을 보내고 있을 시각, 그러나 기자는 대신 완전히 텅 비어있는 공간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
쿠웨이트 시민들은 집안에 머물면서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고 있었다. 한편 쿠웨이트 당국은 쉐이크 싸바흐 알 아흐마드 알 아흐마드 부총리겸 외무부 장관과 아흐마드 알 파흐드 공보부 장관의 입을 빌려, 유언비어에 동요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고, 통신회사들 역시 휴대폰을 통해 떠도는 풍문들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수 많은 시민들은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도록 짐을 챙기고 있었고, 또 다른 이들은 이 상황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침묵과 슬픔, 그리고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사람들의 얼굴에 묻어 나왔다.
기자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미래를 두려워하는 이들과 현재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설사 쿠웨이트 시민들이 1990년 발생한 걸프전의 기억을 되짚어 본다 하더라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전쟁을 원하거나, 반가워 하지 않았다
이들은 만약에 상황이 급박하여 피난길에 나서야 한다면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쿠웨이트 땅에서 그 누구도 이 전쟁을 원하거나 반가워 하지 않았다.
이 곳 주민들은 전쟁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몰아가면서 일상 생활에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믿고 있는 듯 했다.
쿠웨이트는 목요일 밤까지만 해도 긴장과 두려움 속에 머지않아 시작될 첫 공습을 기다리며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상당 수의 시민들은 전쟁이 발발하면 당장 긴요하게 필요할 식량과 식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밤을 보내고 있었다.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빵집 앞에서 긴 줄을 마다 않고 섰지만, 결국 한번에 한 사람에게 다섯 묶음 이상의 빵 (25 개)은 허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곳에 어떤 특별한 위기가 닥쳐왔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한 책임자가 말했듯이, 빵 가게에서 시민들 각자가 원하는 만큼의 빵과 물을 공급 받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을 뿐이었다.
빵 가격은 인상되지 않았지만 생수의 가격은 30%나 인상되었고, 주요 빵 가게들은 생산량을 100만여 개에서 300만여 개로 크게 늘렸다. 한편 쿠웨이트에서는 현재 각 가정으로 식수로 적합하지 않은 물이 급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당수의 주민들이 생수를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은행에 예치된 예금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 은행들은 200여 개의 예금 인출기에 4천2백만 디나르 (약 1억2천600만 달러)를 비축하였다.
쿠웨이트 중앙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 인출 상황은 예전과 비슷하며, 평소와 다르게 예금액이 외국으로 유출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당수의 쿠웨이트인들이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외국 은행이나 아랍은행에 계좌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Al-Jazeera / 번역 정선미, 주한 쿠웨이트 대사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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