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어린이 25% 영양실조”

이라크 어린이 25% 영양실조

이라크 전쟁의 최대 희생자는 어린이들이 될 것이라고 국제기구들은 입을 모은다. 1년간 바그다드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캐나다 출신의 유니세프 요원 제프리 킬(34·사진)을 21일 요르단의 암만에서 만났다. 지난주 바그다드에서 철수해 나온 킬은 “이미 이라크 어린이 4명 중 1명은 영양실조에 걸려 있고 상당수는 질병과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전쟁이 불러올 피해를 우려했다. 이라크는 인구의 50%가 18세 이하 어린이이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라크 어린이들의 현재 상황을 얘기해달라.
“한때 부국(富國)이었던 이라크의 어린이들이 지금은 수단이나 아이티보다도 안 좋은 상황에 놓여 있다. 전체 어린이의 25%는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 교육, 위생 등 모든 면에서 시급한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8세 이하 어린이들의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다.”
―이라크 정부의 식량배급 체계는 상당히 잘 운영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라크 정부는 바트당 조직을 이용해 최소 지역단위까지 배급을 하고 있다. 문제는 배급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전체 가계의 60%는 식량을 정부 배급에만 의존하는데, 그들 중 상당수는 배급 식량을 되팔아 의복과 생필품을 산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위생 문제다. 깨끗한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어린이의 15%가 설사병과 구토, 복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의 병원에 가보면 어린이들의 건강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심지어 가난한 부모가 6살난 딸을 성노예로 파는 것을 봤다.”
―아동노동도 심각한가.
“6~7세 된 어린 남자아이들이 수레를 끌고 제철소에서 일을 한다. 그 나이의 여자아이들은 일하러 나간 부모 대신 가사노동을 한다. 경제제재 이전에는 이라크 어린이들의 92%가 학교에 다녔다. 지금은 남자아이 17%, 여자아이 31%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엔의 ‘석유-식량 교환계획’으로 상당한 자금이 이라크에 들어가고 있지 않나.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계획에 따라 물품을 수급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픈 아이에게 바로 약을 줘야 하는데 적시에 배급이 안 된다. 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중 20%는 의약품 부족으로 죽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전쟁 이후 상황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알 수 없다. 아무도 모른다. 다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암만〓구정은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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