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파병안 상정 국회 본회의 또다시 연기

파병안, 31일 다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듯 "파병안 완전 철회될 때까지 싸우자" "민간인을 위한 전쟁도, 민간인을 보호하는 전쟁도 없다"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소집된 28일 국회 본회의가 연기되었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여야 국회의원 71명의 요구에 따라 파병동의안 문제 논의를 위한 확대 상임위 성격의 전원위원회를 28,29일 이틀간 소집했으며, 이에 따라 3월 31일에나 국회 본회의에서 파병동의안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은 이와 관련 이번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3월 31일 본회의를 다시 열고 파병안을 표결처리키로 잠정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회 본회의 연기는 지난 25일 격렬한 반전 여론과 집회에 밀려 연기한 것에 이어 2번째 연기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국민설득을 해야 동의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파병의 불가피성을 설득할 것'을 주문했고, 청와대는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발표, 사관학교 졸업식 치사 등으로 파병의 불가피성을 계속 강조해왔다"고 반박했다.

"두 번째 승리, 그러나 파병안 완전 철회될 때까지"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국회앞에서 파병반대집회를 진행하고 있던 노동자, 시민, 학생 등 6백여명은 오후 1시 30분경 두 번째 국회 본회의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두 번째 승리를 축하했다.

민주노총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부시는 이라크 친미정권을 세우겠다고 이길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한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민중의 힘으로 전쟁을 막아내자"고 호소했으며, 서총련 박재익 의장은 "4월 4일 동맹휴업과 3백만 대학생 행동의 날을 성사시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들은 이후 12시 30분경부터 국회로 진격해 지난 25일 국회 로비진입투쟁 이후 경찰버스로 가로막힌 국회 정문의 건너편까지 진출하는데 성공했으며, 전국운송하역노조와 민주택시연맹 조합원들이 '이라크 파병반대' 플랭카드를 붙인 수십대의 화물트럭과 택시로 국회 주변 도로에서 경적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는 30분 이상 파병동의안의 문제점을 일일이 지적하며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대표자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충고해 참가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아직 파병동의안이 완전히 철회된 것은 아니고, 파병안을 철회시킬 때까지 싸우자"고 결의를 다지며 해산했다.

한편 이날 파병반대 집회가 진행되는 길 건너편 한나라당사 앞에서는 해병대 전우회가 파병동의안 즉시 통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민간인을 위한 전쟁도, 민간인을 보호하는 전쟁도 없다"
민변은 28일 오전 국회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그 절차와 실체적 측면 모두에서 불법적 침략전쟁으로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도 없고, 자위권 발동의 최소한의 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채로 이라크를 침공하고, 정권전복을 공공연한 목표로 선언하였다"며 "이는 국제연합헌장에 위배하여 타국의 주권과 영토, 정치적 독립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변은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국군 파병은 평화주의를 천명하고 침략전쟁을 부인한 헌법에 반한다"며 "국회가 파병동의안을 통과시킨다면, 우리는 헌법소원과 집행정지가처분신청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그 집행을 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변은 이와 함께 국회의장 및 국회에 '이라크 전쟁의 불법성과 한국군 파병의 위헌성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다함께, 전국학생연대회의, 전국학생회협의회 등 15개 학생단체가 구성한 청년학생반전위원회와 한총련은 "오는 4월 4일 가능한 모든 대학이 반전동맹휴업을 조직하고 이날 4시 3백만 대학생 행동의 날에 참가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 학생단체는 '반전 동맹휴업 및 대학생 행동의날 호소문'을 통해 "부시야말로 테러리스트,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전쟁은 명백히 침략 전쟁이다"라며 "이라크 침공을 막고, 한국군 파병을 막기 위한 싸움을 벌여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4월 4일 각 대학별로 동맹휴업을 조직하고, 서울을 비롯한 강원, 충청 등 전국 각지에서 '3백만 대학생 행동의 날'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화, 거제, 여순사건 유족회와 제주4.3연구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 52개 단체가 포함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는 "민간인 학살을 수반하는 전쟁과 정부의 파병 결정을 절대 반대한다"며 "반전평화팀에 따르면 24일 하루에만 이라크 민간인 사상자가 4천 5백여명에 이르며 언론사, 아파트, 상점을 가리지 않는 미국의 무차별 폭격이 시작되어 민간인 희생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역사적으로 민간인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란 결코 없고, 민간인을 보호하는 전쟁도 결코 없다"며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더불어 무참히 희생되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에게 깊이 애도하며 전쟁의 꼭두각시로 죽음을 대기하고 있는 모든 군인들에게도 함께 애통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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