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77%, “나도 비정규직 될지 몰라”

공감대 형성 불구, 감원시 비정규직 먼저 해고해야 ‘58%’ 민주노총 조합원 의식조사 결과

민주노총 소속 정규직 조합원들은 자신도 비정규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정도로 비정규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느끼고는 있지만 비정규직을 고용안전판으로 보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이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 동안 소속 조합원 920명을 대상으로 실시, 19일 발표한 ‘조합원 생활실태의식조사결과’에 따르면, 정규직 조합원의 76.5%는 자신도 언젠가 비정규직으로 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57.5%는 감원이 필요한 경우 비정규직을 먼저 해고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또한 정규직 조합원의 41.0%는 비정규직이 정규직화되면 정규직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답했고, 29.6%는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일 경우 노조활동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같은 상반된 답변은 상급단체나 노조의 교육 등으로 비정규 문제에 대한 인식의 폭은 확산됐지만, 여전히 정규직이 느끼는 고용불안도 커 실질적인 비정규직과의 연대활동을 꺼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불합리한 차별 철폐 절실
비정규직 관련 법제도 개선과 관련, 조합원의 81.5%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적용 등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고 답했고, 객관적 합리적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비정규직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69.3%였다.
하지만 어떠한 제한없이 자유롭게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답변도 32.0%를 차지했다.

근로자파견제에 대해서는 ‘이중착취를 합법화한 것이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49.1%)이 ‘파견업종과 기간의 제한, 동일업무 동일임금지급 등이 반영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43.7%)보다 조금 많았다.

특수고용형태와 관련, 레미콘기사(78.0%), 골프장캐디(74.9%), 학습지교사(60.7%)는 노동자로 보는 의견이 많은 반면 보험모집인이 노동자라는 의견은 49.6%로 절반에 조금 못 미쳤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이수경 조사통계차장은 “다른 직종에 비해 보험모집인들을 실제 많이 접하면서 업무의 독립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데다, 아직 조직화도 더디고 이들의 노동자성에 대한 교육도 활발하지 않은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100만원은 돼야”
또한 현재 월 평균 51만4,150원인 최저임금 수준이 낮다는 데에는 대부분(96.9%)이 공감했고, 적어도 100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의견이 31.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80~89만원(22.9%), 70~79만원(20.7%), 90~99만원(14.8%)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전 노동자가 요구하고 관철해야 할 사업이라는 데에 87.2%가 동의한 반면, 최저임금은 높을수록 좋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인식하는 경우도 25.7%나 됐다.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와 똑같은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조 가입이나 동일한 노동조건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42.2%였다. 하지만, ‘국내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초래하므로 채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해야 한다’(27.3%), ‘채용은 어쩔 수 없지만 임금, 노동조건은 차이가 나야 한다’(21.3%)는 답변이 이 보다 더 많았다.

한편 대정부 교섭 관련, 현행 노사정위에 들어가서 교섭을 해야 한다는 견해가 38.6%로 가장 많았고, 노사정위와는 별도의 대화창구 상설화(33.6%), 사안별로 정부를 만나고 국회 중심으로(17.5%), 대정부 교섭보다는 대정부투쟁에 주력해야(10.3%) 등의 순이었다.


워킹보이스 이정희 기자 goforit@kc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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