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으로 '파병반대'를 외치는 이들은 노동자성을 부정당한 특수고용노동자, 청계천 복원사업에 따른 무자비한 노점 단속을 앞두고 일대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노점상, 4.20 장애인 차별철폐투쟁의 날을 준비하고 있는 장애인, '교육개방 양허안 철회' 피켓을 든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의 농민 죽이는 한칠레 FTA 협상 체결을, 교육을 상품으로 내놓아버리는 교육시장 개방을, 용역깡패 동원한 노점상 폭력단속을, 국가기간 산업 사유화 정책을 규탄했고, 그리고 '국익'을 이유로 내놓은 파병동의안을 규탄했다.
"노무현 정부의 출현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더욱 강하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
이날 전국민중연대가 주최한 '한칠레 FTA 비준저지, 경제자유구역법 폐지, 교육의료 개방반대, 비정규직 차별철폐, 노점탄압 중단, 전쟁반대 전국민중대회'에서 학습지산업노조 이소영 위원장은 "전체시장규모 4조원, 업체별 수입이 수백억대에 이르는 학습지 회사들은 학습지 교사들은 노동자가 아니라며 4대보험도 경영상의 이유로, 돈이 나가기 때문에, 근로자가 아니라며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재능교사는 최근 단협교섭에서 '직장내 성희롱 금지 조항'을 삭제하자는 이야기까지 꺼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한 "한 학습지교사는 출산 휴가 후 '말을 안듣는다'는 이유로 복직을 거부당했지만, '민법상 계약해지일 뿐이다'는 말만 들었다"며 "노동부에서 특수고용노동자를 보호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결국 우리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데 쐐기를 받는 것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빈련 김흥연 의장은 "이명박 서울 시장은 영세상인과 노점상에 대한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7월 1일부터 청계천 복원사업을 강행하려 한다"며 "작년 8월 용역깡패를 동원한 노점단속에 항의하며 분신해간 박봉규 열사에 대한 한마디 사과도 없어 지금 박봉규 열사의 시신은 7개월째 한강성심병원 냉동실에 누워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또한 "장례비를 줄테니 빨리 장례를 치르라고 회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서울시가, 중구청이 열사의 시신을 끌어내서 장례를 치르더라도 4월 1일부터 전면투쟁을 전개해 열사의 한을 풀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교육개방 양허안 철회를 요구하며 2일째 청와대앞 철야농성을 진행중인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은 "교육이 개방되서 완전 상품화 되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희망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밝혔으며, 철도노조 천환규 위원장은 "국가기간산업 사유화를 박살내는 4월 20일 총파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이동권연대 최용기 공동대표는 "이번 민중대회에 장애인 차별철폐, 이동권 보장 등 장애인의 요구가 포함되어 큰 힘이 된다"며 "4월 20일을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이 아닌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서기 위한 '장애인 철폐 투쟁의 날'로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또한 "우리는 가까운 학교에서 공부하며, 능력에 맞는 직장에 다니며 당당히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라며 "장애인 차별철폐를 위한 10대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사회적 소수자를 외면하는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서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4.20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 공동기획단'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 노동권 △장애인 교육권 △장애인 이동권 △장애여성 권리 △장애인 자립생활권" 등 10대 요구를 내걸고 지난 3월 26일 장애인 버스타기를 시작으로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노총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은
"전쟁 지지조차 부끄러운데 노무현 정부는 우리의 젊은이를 사지로 보내 13억 아랍민중을 적으로 돌리려 한다"며 "민주노총은 28일 비상회의를 소집해 1만 조합간부 파업 및 상경투쟁, 전국민 일손놓기 운동 등 1백가지 투쟁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전농 이종화 정책실장은 "전북을 우리 농민들은 기점으로 파병반대를 요구하는 각 지역 지구당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며 "오는 4월초부터 한칠레FTA 비준저지를 위한 투쟁을 선포하고, 고속도로점거 투쟁 등 강한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노무현 정권이야 말로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한미동맹이라는 우상을 맹목적으로 숭배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국회는 우리 군대의 총칼에 이라크 국민의 피를 묻히고, 우리 태극기에 이라크 국민의 살점을 묻히는 결정을 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노무현 정부의 출현은 경제개혁으로 포장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이 더욱 완강하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저지 △WTO 쌀수입개방 저지 △WTO 교육, 의료시장 개방 저지 △경제자유구역법 폐지 △여성, 중소, 영세, 비정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영세노점상 단속 중단, 빈민생존권 보장"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60여명 특전사 요원 함께 파병된다"
대회를 마치고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행진이 시작되었고, 이 행진은 종로 YMCA 앞에서 교통저지선을 손에 쥔 여경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하지만, 즉각 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이 앞으로 나와 여경들을 밀어 10여분도 채 안되어 국세청 앞까지 진출했으나 여경들은 즉각 의경으로 대체되었다.
여중생범대위 김종일 집행위원장은
이 광경을 지켜보는 시민과 앞길을 가로막은 경찰에게 "전세계 최강의 군대를 지닌 미국이 인구 절반이 어린이인 이라크를 침공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미국은 지금 반경 6백미터 이내를 3천도 이상의 온도로, 생물체는 뼈도 남기지 않고 태워버리는 폭탄을 이라크에 퍼붓고 있고, 이제 정예부대 12만명을 투입하려 한다"며 파병반대 행렬에 함께 할 것으로 호소했다. 김종일 집행위원장은 또한 "31일 파병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이 안은 폐기되고 새로 수정된 파병안이 나올 확률이 크다"며 "공청회에서 60여명 특전사 요원이 함께 파병된다는 사실도 밝혀졌으며, 노무현 정부는 파병이 되면 '우리 군인을 보호해야 한다'며 계속해서 전투병을 내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물론 경찰은 파병반대 동참을 호소하는 방송이 시작될 때마다 "도로를 점거해 시내 도로의 정체가 극심하니 빨리 해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등 맞방송을 하며 방해공작을 펼쳤으나 '파병반대' 목소리를 이기지는 못했다. 경찰은 또한 "취재기자들은 장비가 깨지거나 다칠 수 있으니 뒤로 빠져주십시오"라고 거듭 방송해 최근 경찰의 폭행으로 다친 기자들의 신변을 걱정하는 듯한 제스츄어를 취하기도 했다.
20여분 넘게 광화문 가는 길을 막던 경찰은 6시 15분경에야 길을 열어줬고, 참가자들은 환호하며 종로에서 광화문까지 단숨에 달려가 이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이라크 전쟁중단, 파병동의안 저지 반전평화 촛불대행진"를 준비하던 사람들과 한 물결을 이뤘다. 이들은 곧장 자리를 정돈하며 촛불시위를 준비했고,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아침이슬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파병반대 의지를
밝히기 위해 손수 제작한 다양한 모양의 파병반대 피켓을 들고 있었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도 '전쟁반대, 파병반대' 손깃발을 들고 뛰어다녔다. 교보문고 앞에는 "우리는 이라크를 위해 눈물 흘립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든 노사모 회원들이 있었고, "전쟁은 싫어요"라고 쓰인 끈과 촛불을 손에 쥔 푸른 눈의 외국인도 있었다. 서운동성당에서 친구들과 함께 온 김상우(12세) 어린이는 촛불시위에 참가한 이유를 묻자 "전쟁 안했으면 좋겠어요, 이라크 사람들이 죽는게 마음이 아파요"라고 대답했고, 주위 친구들이 "파병 하면 안돼요"라고 거들었다. 10살짜리 동생 윤규를 데리고 나온 최윤하(중3) 학생은 "TV로 이라크전쟁을 보면서 기분이 안좋았고, 좋은 경험이 될 것같아 동생까지 데리고 나왔다"며 "미국이 기름 때문에 전쟁하는 거 다 알고 있고, 우리나라라도 이라크 사람들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2학년 김새미씨는 "저번 집회때 1열로 서있는 의경들에게 안개꽃을 꽂아줬는데 상급자가 그것조차 하지 못하게 해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이 의경들도 결국 복무 끝나면 반전집회에 참여할 사람들이고, 훈련이 너무 힘들고 많이 맞으면서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키운다는 소리를 들을 때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김새미씨는 또한 "3천명의 작은 학교지만 학생회 중심으로 사람들을 모아 졸업생까지 집회에 나오고 있다"며 "설사 파병동의안이 통과된다 해도 이런 시위와 집회가 많이 열리면 절대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마음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새미씨와 학교 친구들은 색색의 풍선, 손수 쓴 피켓, 만약의 연좌농성을 대비한 돗자리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나왔으며, 종로에서 전경과 대치할 때 메가폰을 들고 전경들에게 "너희도 전쟁반대하고 있는 거 다 알아"라고 외쳐 시선을 끌기도 했다.
한편 두차례의 국회 본회의 연기에 이어 이제는 파병동의안 철회를 위해 민주노총, 여중생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는 국회 본회의 상정이 예상되는 31일을 하루 앞둔 30일 저녁 8시부터 3번째 국회앞 철야농성에 돌입하고, 31일 오전 9시부터 파병반대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중생범대위는 또한 "31일 오전 11시, 미국의 이라크침략 중단! 한국군 파병안통과 저지! 범국민행동집회에 적극 결합하고 온라인 시위를 같은 시각에 전개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