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오웰은 소설「1984년」에서 개인을 감시·통제하는 빅브라더의 출현을 예고한바 있다. 또한, 빅브라더는 「트루먼쇼」라는 영화에서 드디어 그 모습을 들러냈다. 더 나아가 토니 스콧 감독은 영화「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State)」에서 프라이버시는 이미 죽었다고 표현했다. 빅브라더의 출현은 더 이상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개인정보의 데이터처리를 통한 감시와 통제를 일상화시키고 있고, 그러한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한 국가와 기업의 힘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프라이버시(Privacy)라는 용어는 '사람의 눈을 피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Privatun에서 유래된 말로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19세기 말 시작되었다. 1888년 미국의 토마스 쿨리 판사는 프라이버시를 "혼자있을 권리"(Right to be let alone)라는 정의하였는데 2년 뒤인 1890년 Warren과 Brendeis라는 두 변호사는 자신들의 논문 "The Right to Privacy"에서 프라이버시권을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자유로서 헌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개인의 신상정보에 관한 수집·분석·검색·복제·유통이 훨씬 용이해지면서 프라이버시의 개념은 '혼자 있을 권리'라는 소극적 개념에서 '자신에 관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적극적 개념으로 확대되었다. 즉, 한 개인이 자기에 관한 정보를 언제, 어떻게, 어느 정도 타인에게 유통시키느냐를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로서 이해되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기술의 발달속도에 비해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은 아직 광범위하게 고민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의 정보통신의 기술발달은 개인과 개인간의 유·무선 통신은 언제든지 감청할 수 있고 위치추적기술은 개인의 공간추적을 가능케 한다. 또한, 이미 국가와 기업에 의해 디지털 DB화된 개인들의 신상정보는 분석·검색·복제·유통이 훨씬 용이해졌으며, 거리와 건물내의 CCTV가 개인의 일상적 활동들을 감시하고 있다. 직장 내에서는 직원들의 E-mail 사용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고, 개인 컴퓨터의 인터넷 접속현황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감시와 통제는 국가에 의해서 이루어져 왔었다. 그러나 21세기 디지털 정보화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지금은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들에 의해서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마도 신용카드업계가 가지고 있는 개인들의 정보가 국가가 가지고 있는 개인들의 정보보다 훨씬 가치있고, 방대 할 것이다. 개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디지털 정보화사회에서는 돈과 권력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개인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사회가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견고하게 구축되기 전에 감시 대항하는 역 감시활동을 펼쳐야 한다. 데이터베이스와 감시장치들은 따로 독립적으로 떨어져있지 않고, 네트워크를 따라 중앙에 집중될 수 있고, 그것은 곧 권력이 된다. 지식과 정보가 곧 권력이 되는 사회에서 개인정보의 집중은 권력 그 자체로서의 위험성을 지니게 된다. 때문에 역 감시에 의해 정보권력이 한곳으로 집중되는 것을 막고, 정보가 개인의 통제를 벗어나 마음대로 수집되고, 이용되는 것을 적절히 견제하는 일, 그것이 바로 조지오웰의 "빅브라더"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고, 토니 스콧 감독의 "프라이버시는 죽었다"명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일일 것이다.
선용진 / 문화연대 정보팀장 redssu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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