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책연구기관이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시비를 걸고 나서는 한편, 전직 장관은 이를 주도한 인사를 교육부 고위직에 임명해 놓고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이종재)이 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의 교육공약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서 내용을 뒤집는 ‘제안서’를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정 국장이 개혁 시비 건 제안서 작성
또한 이 ‘제안서’ 작성을 주도한 정봉근 전 교수(한국교원대)가 2년 임기인 교육부 교육인적자원정책국장에 지난 17일 취임한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개방형 직위인 교육인적자원정책국장을 맡은 정 씨는 이상주 전 교육부장관이 공개모집 형식으로 이미 지난 2월 26일 뽑아놓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운영위원장 윤지희)는 26일 윤덕홍 부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이 문제를 공식 제기했고, ‘교육부는 자세한 내용을 조사할 것’이라고 답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교육연대 소속 한 인사는 “교육부총리와 청와대가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는 사이에 이상주 전 장관과 이종재 개발원장 등 교육시장화 정책을 주도해 온 수구집단의 대반격이 시작된 것”이라며 긴장했다.
원본 분석 결과 한국교육개발원이 제안서를 발간한 시기는 보도자료 내용대로 지난 19일이 아니었다. 이 제안서의 발행 날짜는 이미 두 달 전인 1월 14일.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연구원은 “인수위와 대통령께 보고하기 위해 내부 기밀자료로 만들어 1월말쯤에 보고한 자료”라고 확인했다.
마치 새로운 것처럼 가공된 이 보도자료가 나온 시점은 앞서 밝힌 정 국장이 취임한 지 3일째 되는 날. 정 국장이 맡은 인적자원정책국장 자리는 교육혁신기구 구성과 교육개혁 일정을 총점검하는 직위다. 문제의 정 국장은 이상주 전 장관의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근무 직후인 82년부터 3년간 같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일하기도 했다.
인적자원정책국은 교육개혁 총괄 자리
전직 대통령직 인수위 한만중 자문위원(전참교육연구소 사무국장)은 “개혁 후퇴 우려가 교육계 일각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총리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니 이런 막무가내의 시장주의 논리가 다시 판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 정 국장은 “국장으로 임명된 시점과 한국교육개발원 보도자료가 발표된 시점이 비슷하긴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면서도 “교육개혁 일정을 잡을 때 한국교육개발원 제안서도 주요하게 참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윤근혁 기자 bulgom@kt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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