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반대를 외치는 요르단의 촛불

대학생신문 183호 대학생신문 성혜란 객원기자

27일 오전 평화팀은, 4월 2일로 예정되어 있던 한국군 파병에 대한 국회동의안 처리가 28일(금)으로 앞당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4월 2일에 맞추어 집회를 계획했던 평화팀은, 국회에서 파병안이 처리되기 전에 우리의 뜻을 한국에 전해야 했다. 평화팀은 한국 대사관 앞에서 촛불 시위를 갖기로 하고,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저녁, 열 명이 채 안 되는 인원이지만, 한국 평화팀은 N,O,W,A,R 라고 쓰여 있는 마스크를 쓰고 대사관 앞에 섰다. 한국군을 파병하는 것은, 전쟁이라는 범죄의 공범자가 되는 것. 마스크를 쓴 채 말하지 않지만, 평화팀이 이곳에 있는 것은 전쟁과 전쟁에 대한 어떤 지원도 막아내고 싶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있던 평화팀원들이 하나 둘 마스크를 벗고, 초에 불을 붙이며 입을 열었다. 한국 평화팀, 외국 평화 운동가들이 인적 드문 대사관 앞에 왜 모였는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말로 미안합니다. 이라크인들에게 미안합니다."라며 목이 메이던 최혁씨를 시작으로 "어쩌면 어제 텔레비전에서 본, 피범벅이 되어 거적에 덮인 채 들것에 실려 가던 그 아이가, 내 어깨에 매달리던 그 아이인지 모릅니다. … 그리고 지금도 바그다드에는 상진이 형과 은하, 상현이가 남아있습니다." 라고 마지막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박기범씨를 비롯한 이들이 바라는 것은 한국정부가 이라크에 파병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한국평화팀 사이에 서 있던 멕시코, 아르헨티나, 영국, 일본, 미국, 스페인, 프랑스 등의 각국의 평화 운동가들의 반전메시지 또한 이어졌다. 한국 정부는 이 전쟁에 동참하지 말라고. 박기범씨의 북소리에 맞추어,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의 전쟁을 반대하는 마음은 그들이 밝히는 초로 모아졌다.

시위를 마친 평화팀은 그 자리에 모였던 외국 평화운동가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일본인,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승려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이라크에서는 나왔지만, 비록 요르단에 있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행동을 벌이기를 약속했다. 3월 29일, 암만 라가단 근처 로마 원형 극장에서의 촛불 시위를 시작으로 이들 평화운동가들과의 반전 행동은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전쟁이 길어질 것으로 예견되는 지금, 속속 고국으로 돌아가는 평화운동가들 또한 있겠지만, 요르단에서 또한 반전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은 것이다.
그들의 마음은, 숙소에서 떠나기 전 그들이 남긴 몇 줄의 글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Tiosha Bojorquez (멕시코)
"옳지 않은 전쟁에 참여하지 마세요. 여러분만의 일이 아닙니다. 이라크는 한국의 적이 아닙니다. 한국이 이라크에 대항하는 군대를 파견할 까닭이 없습니다"

Ricci Davis (영국)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따르는 삶은 자연을 이롭게 합니다. 간단합니다. 다국적 기업들의 더 많은 이익 추구는 다국적 미디어와 정부를 강화시킵니다. 그네들은 이 사실을 압니다. 그네들은 우리들이 자신들과 맞서 싸우는 우리의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그네들은 피를 가지고 우리를 착취합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를 착취하는 그네들에게 우리의 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대들의 진심과 우리의 건강을!"

Rodrigo Doxandabarat (아르헨티나)
"잠깐!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가슴으로 생각하세요. 그들의 얼굴을 보십시오. 그러면 진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Rev. Junsei Terasawa (일본인)
Rev. Sergiy Korostelor (우크라이나)
Rev. Sergiy Filonenko (우크라이나)
Rev. Alexander Chidokov (러시아)

"우리는 최근에 바그다드에서 암만으로 온 승려들입니다. 우리는 매우 좋은 이라크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문화에 감명했습니다. 그것은 평화를 사랑하는, 형제 같은 정을 나누는, 서로에게 아주 친절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토록 평화로운 사람들이 죽어가고, 그들의 훌륭한 역사와 문명이 파괴되는 것을 바라봅니다. 이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픈 일입니다. 우리 아시아의 형제 자매들이 죽음과 파괴의 메시지가 대신, 우리의 평화를 이라크의 형제 자매들에게 보내줍시다. 서로를 존중하고 형제처럼 사랑하는 세상을 만듭시다."

다시 2일로 늦춰진 파병 결의안 표결이, 늦춰지지 않고 폐기되기를 바라는 행동은 이곳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그 행동은, 벌써 열흘째가 다 되어가는 어느 평화팀원의 단식으로, 한국팀과 함께 하는 외국 활동가의 목소리로,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민중들과 함께 하는 세 명의 평화팀의 마음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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