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연합군의 공습으로 부모와 두 팔을 잃은 열두 살 어린이 알리 이스마엘 압바스가 바그다드의 킨디 병원 침상에 누워 울먹이고 있다. [출처: 로이터 뉴시스]
열 두 살 어린이 알리 이스마엘 압바스는 전쟁이 자신의 삶을 산산조각 내던 날, 일찍 잠이 들었다.
미사일이 압바스의 집을 파괴하면서, 가족 대부분이 죽었다.
압바스는 이제 고아가 된데다, 중화상을 입어 양팔을 잃었다.
“한밤중에 미사일이 우리를 덮쳤어요. 아빠, 엄마 그리고 동생이 죽었어요. 엄마는 임신 5개월째였습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압바스는 바그다드 킨디 병원에서 로이터 통신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압바스는 지난 6일 “이웃 분들이 저를 구해내 여기로 데려왔어요. 저는 생각이 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압바스는 부모를 잃은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평생을 두 팔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공포감까지 맞닥뜨리게 됐다. 불확실한 앞날을 생각하면서, 압바스는 두려운 목소리로 의수(義手)를 구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내 두 팔을 되찾도록 도와주실 수 없나요? 의사선생님이 저에게 또 다른 두 손을 구해주실까요?”라고 압바스가 물었다.
“두 손을 다시 갖게 될 수 없다면 자살하겠어요.” 압바스의 두 뺨으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바그다드 동부 디알라 다리 근처의 집에서 함께 살아왔던 압바스의 숙모, 세 명의 사촌, 그리고 친척 세 명들도 미사일 폭격으로 모두 숨졌다.
"의사가 되고싶지만, 어떻게 해요. 두 손을 잃었는데…"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아요. 이번 전쟁이 너무 무서웠어요”라고 압바스는 말했다.
“우리집은 가난한 판잣집이었을 뿐인데, 왜 그들은 우리에게 폭격하려 했을까요?”
압바스는 자신의 집 주변에 군사시설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유년은 망가졌고, 미래는 ‘장애’라는 재앙의 먹구름에 휩싸인 압바스는 침상에서, 복받친 감정을 쏟아냈다. 압바스의 가슴 위에는 화상 부위가 이불에 닿지 않도록, 나무로 만든 새장 모양의 보호대가 놓여 있었다.
“저는 자라서 군 장교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이제는 의사가 되고싶지만, 어떻게 해요. 두 손을 잃었는데.” 압바스가 말했다.
압바스의 고모 자밀라 압바스(53)는 압바스를 바라보며, 밥을 먹이고, 씻겼다. 그리고 기도를 하며 압바스를 위로했고, 아빠 엄마가 천국으로 갔을 거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압바스의 시련은 미국 주도의 파괴적인 전쟁에서 이라크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참사의 한 단면일 따름이다.
연합군의 집속탄 산탄에 맞아 온몸에 중상을 입은 이라크 어린이. [출처: Aljazeera]
킨디 병원 의료진은, 미국 지상군이 지난 3일 바그다드를 향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공습을 강화한 후 사상자가 급증하자 쩔쩔매고 있는 실정이다.
사상자를 실은 앰뷸런스가 바그다드 주변으로부터 꼬리를 물고 질주했다.
희생자들이 속출하면서 들것도 바닥이 나, 많은 사상자들을 침대 시트로 날라야 했다. 의사들은 침상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의료진은 환자수송대의 피를 닦을 시간조차 없었다. 환자들의 비명, 울부짖는 소리가 병동 전체를 울렸다.
많은 의료진이 폭격으로 병원에 도착하지 못해, 의사들은 24시간 내내 수술, 수혈을 하고 있으며, 주사를 놓고 환자를 수송해왔다.
정형외과 의사이며, 킨디 병원 부원장인 오사마 살레흐 알 둘레이미 박사는 “밀려드는 부상자들에 비해 마취제, 진통제, 그리고 의료진이 너무 부족하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응급처치와 수술 도구 지원을 위해 병원들을 순회하고 있다.
“병원은 이제까지는 그럭저럭 대처할 만한 시설과 의약품을 갖고 있었지만, 사상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감당을 못하고 있다. 맹렬하게 폭격해대는 사이, 병원들에는 한 시간에 100명 가까운 사상자들이 몰린다”고 국제적십자위원회 대변인이 지난 6일 밝혔다.
대변인은 병원들이 잘 조직돼 있어서 이제까지는 겨우 대처해왔다고 말하면서도, 전쟁이 길어질 경우엔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이번 전쟁은 전에 일어났던 어떤 전쟁보다도 파괴적"
앞선 두 차례의 전쟁에서 이라크 희생자들을 치료해온 의사들은 이번 전쟁의 부상자들이 너무 많아 당황했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부상자들이 대부분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으며, 살상 무기로 인해 머리 복부 사지 등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25년 동안 의사로 일해 왔는데 사상자의 수로 보나, 치명적인 부상으로 보나 지금이 내가 겪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둘레이미 박사가 말했다. 그는 19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과 1991년 걸프전쟁을 목격했었다.
둘레이미 박사는 “이건 재앙이다. 민간인들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은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사들은 희생자들의 상당수가 공습과 미사일 폭격의 표적이 된 민간인들이라고 증언한다.
독자적인 사상자 집계는 내지 않았지만, 병원들은 이라크 민간인들이 수백 명 사망했으며, 수천 명 부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데크 알 무크타르 박사는 “이번 전쟁은 전에 일어났던 어떤 전쟁보다도 파괴적”이라며 “예전의 전쟁에서는 무기가 (적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무기가 인명 살상의 성격을 더욱 더 짙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오리포트 georeport@georepor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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