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 4면] 살아가는 이야기

이라크전쟁을 보면서 떠오른 우리들의 전쟁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이라크전쟁을 보면서 떠오른 우리들의 전쟁이야기

아침 신문을 펼쳐보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기사는 단연 전쟁소식이다.
CNN을 통해 그려진 전쟁은 마치 비디오 게임이나 잘 만들어진 한편의 헐리우드 영화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폐허의 잿더미 속에서 공포에 떨고 울부짖는 아이의 모습은 전쟁이 가져다주는 무서운 재앙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미군은 정복자의 모습으로 그렇게 이라크 민중을 수탈하고 있고 국토를 피로 물들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흡사 전쟁과도 같은 참혹하고 쓰라린 아픈 기억이 있다. 삶의 터전인 우리의 일터를 경찰들의 군화발로 짓밟고 곁에서 일하던 많은 동료들이 공장 밖으로 쫓겨나가야만 했다. 비록 시간이 흘러서 일정 부분 원상회복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곳곳에 아픈 기억들이 배어나고 있다. 또한 간간히 들려오는 동료들의 소식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무기력한 비애마저 느끼게 하고 있다. 늦었지만 지회에서 정기 노사협의 안건으로 원상회복에 대한 구체적 요구를 배치하였다. 당시 회사가 어렵다고 어용 집행부와 입을 맞추어 팔아먹은 사원아파트의 복구와 해고자 무급자의 원상회복, 그리고 반강제로 공장을 떠난 조합원들의 복직을 요구했다. 그러나 저들의 케케묵은 낡은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도 쉽게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들이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하게 지난날의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과거를 청산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99년에는 정복자란 이름으로 우리를 유린하고 파괴했지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의 머릿속에 너무도 생생하게 자리 잡고 있는 아픈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리고 올바른 원상회복이 종결되지 않는 한 전쟁은 끝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오늘도 굶주림과 죽음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이라크 아이들의 모습에서 98년 사측의 폭력적인 만행으로 울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국의 패권주의가 빚어낸 침략전쟁이 하루빨리 중단되기를 기도해본다.
대전·충북지부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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