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파병선발대 20명, 특수부대 호위 속에 쿠웨이트로 떠나

"한국군 파병, 계속되는 학살에 동참하는 결과 낳을 것"

노무현 정부가 17일 밤 8시 35분 인천공항을 통해 이라크전 파병선발대 20명(의료 10명, 공병 10명)을 미국 지상군 사령부가 주둔중인 쿠웨이트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또한 파병 본대는 1,2진으로 나눠 오는 30일과 5월 14일 각각 현지로 출발시켜 건설 공병지원단 573명과 의료지원단 100명을 이라크 남부지역의 나시리야 외곽지역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와 관련 15일 국무회의에서 "파병에 대해 많은 시위가 있었으나 복구사업과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이라크전 파병이 전쟁참여에서 복구라는 새로운 성격을 갖게 된 만큼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중생범대위와 전쟁반대평화실현 공동실천은 파병선발대가 출발하는 17일 국방부 앞에서 파병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파병 선발대가 출발하는 인천공항 앞 시위를 진행했다.

여중생범대위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견 이번 파병은 이라크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인도적이고 평화적인 활동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이라크 식민통치를 정당화하는 파병은 이라크인들의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미국은 이라크인들의 해방이 아니라 자신의 입맛에 맞는 친미정부를 세우고 석유자원 등 일부 거대 기업들의 이권이 걸려있는 부문을 장악하고 독식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미국의 식민통치를 반대하는 이라크인과 미국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군 파병은 의도하지 않아도 계속되는 학살에 동참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미국정부가 이라크를 점령하고 지배하려는 시도를 중단하지 않는 한 이라크에 평화란 있을 수 없으며 전쟁과 학살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15일(이라크 현지시각)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는 친미주지사에 반대하는 이라크인을 향해 미군이 발포해 10명이 사망하고, 1백명 이상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으며, 국방부는 당초계획보다 40여명 가량 많은 총 1백여명의 특전사 전투병력을 파병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는 "파병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전후 복구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해야 한다"며 "미국중심으로 추진될 전망이지만 파병국가 지위를 활용해 미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하청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틈새를 뚫고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여중생범대위 등은 이와 관련 "학살과 점령의 대가로 우리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천박한 발상도 문제지만, 몇몇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의 세금을 퍼붓고, 젊은 청년들의 목숨을 담보로 불확실한 도박판에 뛰어들겠다는 발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노무현정부는 더 늦기전에 명분도 실리도 없는 한국군 파병을 즉각 중단하고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후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파병선발대의 출국을 막기 위한 시위를 진행했으나, 공항 귀빈실에서 대기하던 파병선발대 20여명은 특수부대와 경찰의 호위 속에 비행기에 탑승, 쿠웨이트를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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