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후 아동보육도 국가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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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몇몇이 한집으로 직행한다.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던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숙제도 하고 놀기도 하는 곳. 숙제돕기 등 부모를 대신해 방과후 지도를 해주는 프랜차이즈업체 '맹자엄마'는 지난해 10월 선보인 후 가맹점 수가 현재 전국 110곳에 이르고 올해안에 1,000곳 개설을 목표로 할 만큼 확장일로이다.
민간업체 번성…공공시설은 미비
이렇게 민간업체가 번성하고 있는 반면 변변한 공공시설은 거의 없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취학전 아동에 대한 보육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취학후 아동 보육은 절실한 문제인데도 방치된 사각지대.
10년째 방과후 보육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한국여성개발원 김재인 선임연구위원은 "1993년부터 개발원에서 방과후 보육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전문지도사를 양성하고 프로그램이나 국가기술 자격시험 모델 등 다양한 연구를 해 왔지만 늘 정부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 제자리걸음"이라면서 "방과후 보육의 공보육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재인 박사팀은 내달초 '방과후 아동보육의 필요성과 쟁점'에 대한 포럼을 개최한다.
2000년 전국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2,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과후 보육실태 조사에 따르면 혼자 문을 열고 귀가하는 이른바 '열쇠아동'은 27.7%. 이중 취업모 자녀는 46.9%였으며 75만4천명으로 추계되는 취업모가 자녀의 방과후 보육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모두 수용하려면 교실당 30명을 기준으로 해도 2만3천∼2만6천개의 방과후 교실이 필요하지만 2001년 현재 전국에서 방과후 보육을 시행하고 있는 곳은 533곳뿐이다.
혼자 문열고 귀가 '열쇠아동' 28%
그러나 이런 시설 확충에 앞서 전문가들이 가장 절실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관련법 정비. 현재 방과후 보육은 보건복지부 관할로 영유아보육법의 적용을 받고 있지만, 방과후 보육을 전담하는 담당자나 행정지원은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방과후 아동보육법'을 따로 제정하든지, '영유아.아동보육법'으로 개정하든지 아동들에 대한 전담법이 만들어져 중구난방으로 이뤄지고 있는 방과후 보육의 모델을 정비하고 전담부서와 행정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초등학교가 방과후 보육을 담당하는 비율이 턱없이 낮다는 것도 문제. 2000년조사에 따르면 학부모나 아동의 압도적인 수가 초등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이뤄지는 방과후 보육을 가장 희망하고 있지만 현재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교실은 전체의 4.5%로 가까운 일본(17.0%)에 비해서도 많이 떨어진다. 보육전문가들도 수업과의 연계측면에서 초등학교가 가장 좋다고 제안하지만 학교측에서는 안전사고나 교사관리의 문제로 난색을 표하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방과후 교실 이용하면 쉽게 해결"
책임소재나 교사를 분리하는 조건으로 학교가 방과후 아동들을 위한 문을 열고 적당한 행정지원이 이뤄진다면 방과후 보육은 뜻밖에 쉽게 풀릴 수 있고, 전업주부들이나 노인인력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미 95년부터 방과후 교실을 운영해 온 서울 상암초등학교나 이대부속 사회복지관 등 몇몇 시설들은 특화된 프로그램과 운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방과후 보육센터 정보는 중앙보육정보센터(www.educare.or.kr)에서 얻을 수 있다.
글.사진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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