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노무현정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특구법은 외국자본의 유치 및 안정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으로 사회 경제 정치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안은 각종 규제 완화 내지는 자유화와 노동 유연화 전략을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 결국에는 노동권, 환경권, 의료 및 교육 등 공공서비스부문에서의 공공성의 심각한 훼손 등 인간다운 삶의 필수적인 조건들을 파괴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경제특구법이 전 영역의 인권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점은 경제특구시행령안의 곳곳에 나타나고 있으며, 노무현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지역순회를 통해 밝힌 △당초의 전문직종 이외에도 제조업·서비스업 전반에 파견제 확대 ·경제자유구역 내 단체행동권 제한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국가전략으로서의 경제특구는 한마디로 사회적 약자, 가난한 이들의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철저하게 파괴할 뿐만 아니라 이윤의 극대화를 꾀하는 기업, 금융자본가들이 '합법적'으로 인권침해를 자행하도록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인권침해의 온상, 경제특구법. 이번 호에서는 노동인권을 침해하는 부문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현재 경제특구법 시행령에는 지난 99년부터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재계쪽에서 주장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의 도입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전경련이 주장하는 국제기준을 보면 생리휴가제 폐지, 1년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법정퇴직금제도 폐지,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공공부문의 민영화 등으로 임금, 노동시간, 고용, 사유화 부분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친 노동 유연화를 강조하고 있다.
경제특구법안은 외국인투자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의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유급주휴, 생리휴가를 무급화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고령자고용촉진법 등이 정한 의무고용을 면제하고,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 정한 파견대상업무를 확대하거나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월차휴가 폐지, 주휴·생리휴가 무급화
법안은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월차휴가(57조)를 폐지하고, 주휴(54조)와 생리휴가(71)를 무급화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아직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여성보호조치인 생리휴가를 무급화하며, 정부가 제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주휴무급화를 담고 있다. 노동진영은 법안이 지니는 휴일관련 독소조항들이 사실상 경제자유구역안 노동자의 임금 삭감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진영은 월차휴가(수당) 폐지, 주휴무급화로 무려 18% 이상의 임금삭감이 초래되며, 여성노동자의 경우 생리휴가마저 무급화되어 20% 이상의 임금삭감이 가능하다고 제기하고 있다. 결국 노동자들은 생계비를 조금이라도 채우기 위하여 초과노동이 반복되어 심각한 장시간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파견제 확대 허용
법안(18조2항)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5조, 6조)가 정한 26개 파견대상업종을 전문업종에까지 확대하고 파견기간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26개 업종으로 파견대상이 제한되어 있으나, 사실상 전 직종에 파견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더 나아가 공공연하게 전문직종까지 파견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전문직종이란 용어도 매우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실제 파견근로는 저임금, 비정규노동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이미 관행화되고 있는 파견제가 경제자유구역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단체행동권 제약
법안(20조)은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기업의 '근로자는 노동쟁의에 관한 관계법률상의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여 산업평화를 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법안은 노동쟁의조정법안의 독소조항을 악용, 절차상의 문제로 단체행동권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 또한 '산업평화'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여지가 다분하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아, 멕시코 등 수출자유지역이나 경제특구로 지정된 외국의 경우, 노조 설립이 인정되지 않으며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들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음이 결코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다.
▲장애인, 고령자 의무고용 회피
법안(18조2항)은 경제자유구역에서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고령자고용촉진법 적용을 제외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고용 의무비율은 고작 2%에 불과하며 게다가 실제 의무고용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 고용을 엄격히 감독하고 나아가 장애인고용 의무비율을 높이는 일이 정부의 의무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서 최소한의 장애인노동권을 박탈하고 있다. 또한 고령자의무고용면제도 고령자의 일자리가 점차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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