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미콘운송노동자도 인간이다"-2003년 5월 1일 노동절대회 행진 대열-[사진출처:워킹보이스 임임분]
레미콘지입차주로 결성된 건설운송노조(위원장 박대규) 소속 5개 사업장 200여명의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이 회사측의 불성실 교섭에 맞서 법정 운행 속도 준수, 10시간 노동 등 준법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 소속 금강·우신·서경·신아금호·동진산업분회는 지난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냈으며 중노위는 21일 조정 종결 결정을 내렸다.
이에 노조는 “23일부터 5개 사업장 소속 200여대의 레미콘차량이 준법운행을 시작하며 교섭 중인 20여개 사업장도 교섭 진행 상황에 따라 연대투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노동자성 부인 판결 뒤 4개 사업장 교섭 타결
...준법운행 돌입 5개 사업장 외 20여개 사업장 교섭 중
중노위는 결정문에서 “레미콘운송사차주들에 대한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판결로 인해 노조 인정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레미콘업체의 근로조건 및 근로형태의 다양성으로 인해 근로자성 여부는 당사자간의 계약 및 그 이행방법의 실질적 내용을 가지고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며 “노사는 대화와 타협의 자세로 자주적·자율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노조는 “그동안 사용자들은 불성실 교섭에 ‘레미콘운송노동자가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조정 대상도 아니다’라는 주장만 되풀이해왔다”라며 “그러나 지난 1월 대법원의 노동자성 부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종결 결정을 내린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노조는 지난 1월 레미콘운송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CKI분회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4개 분회에서 운반단가 인상 등의 개별사업장 현안으로 교섭을 진행,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럼에도 표면적으로는 침체된 듯했던 노조 활동은 이번 중노위 조정 종료 결정으로 더욱 힘을 얻었고, 최근 화물연대의 파업 승리가 미약하나마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투쟁을 위한 가능성을 부여했다는 점과 함께 레미콘운송노동자의 투쟁의 불씨를 지피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조정 종료 결정이 내려지자 21일 (주)동진 노사는 △종전 운반단가 1회전 당 2만7,500원(1km당 400원 추가)에서 3만480원(1km당 510원 추가) △차량 청소용 물 실어주는 대가로 받던 1만5천원을 1회전 단가인 3만480원으로 인상 △저녁 6시 이후 1회전 당 1만원 추가 등에 합의했다. 또 22일 (주)신아금호 노사도 회사측의 ‘연료비 전액과 운반단가(1회전당 3만6천원) 10% 인하’안에 대해 종전 단가 동결로 합의하고 △점심값 1천원 지원 △주1회 휴무·노동절 휴무 등에 합의했다.

*"레미콘운송노동자 노동3권 보장하라"-2003년 5월 1일 노동절대회의 행진 대열-[사진출처:워킹보이스 임임분]
그러나 금강, 우신, 서경은 여전히 운반단가 인상, 노조 활동 보장 등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23일 오후 다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고, 타결된 동진과 신아금호를 제외한 세 곳의 사업장 중 서경분회 소속 30여대 레미콘 차량이 준법운행을 진행 중이다.
노조 박대규 위원장은 “23일부터 시작하는 준법투쟁은 오전 8시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하는 10시간 노동과 법정 운행 속도 준수”라며 “이로 인해 회사측은 평소 처리 물량의 50%밖에 처리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위원장은 “서경, 금강, 우신 등의 교섭이 난항을 거듭할 경우 현재 교섭을 진행 중인 10개 사업장과 교섭을 준비 중인 10여개 사업장이 교섭 일정을 앞당겨 조정 신청을 접수하는 등 6월 하순으로 이어지는 강경투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개선 투쟁 다시 돌입
한편 건설교통부는 23일 화물연대 파업과 유사한 물류대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버스·택시·덤프트럭·레미콘 등 사업자단체와의 면담이 예정됐다.
이에 노조는 ‘전국의 레미콘 믹서트럭 지입기사로 구성된 건설운송노조’의 참여를 요구하는 공문과 “레미콘믹서트럭 운행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논의를 요청한다”는 공문을 22일 건설교통부 장관과 건설기재과 앞으로 보냈다. 그러나 건교부는 “23일로 예정된 건교부 장관의 사업자단체장 면담은 건설기계업계의 경우 건설기계사업자단체장으로 한정했다”라며 ‘28일 면담’만 허용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 장형창 조직부장은 “지입차주인 레미콘운송노동자로 구성된 건설운송노조가 사업자단체와 비교해 대표성을 지니지 못한다는 건교부의 주장은 궤변에 불과하다”라며 “28일 면담을 시작으로 건설 현장의 레미콘운송노동자 실태에 대한 개선 등을 놓고 대정부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그동안 노조는 대법원의 노동자성 부인 판결 이후에도 지속적인 임단협을 진행해왔으며 지난달 29일에는 "노동부, 법원, 검찰 등 국가기관이 합법노조의 노조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가압류, 손배, 부당노동행위 일삼는 사용자 처벌은 방관하고 있다“라며 ”이것은 명백한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또 개별사업장 임단협 투쟁과 함께 노조는 “민주노총의 ‘노정 정례협의회’ 안건에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등의 특수고용대책위의 요구안을 적극 포함시켜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제도개선 투쟁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킹보이스 임임분 기자 sunbi@kc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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