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라호텔에 ‘없는 것’과 ‘있는 것’

회사 측, 중노위 조정안 거부.., 지난 17일부터 간헐적 부분파업 1년 단위 계약직 정규직화, 단협 핵심요구안으로 교섭 중


*리베라호텔 노조의 4차 부분파업 (2003.5.27)[사진출처:워킹보이스 김경란]

이미 지난 2월부터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만료된 리베라호텔 노사가 올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호텔 노사는 올 임단협 갱신을 위해 지난 1월21일부터 4개월간 17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또한 4월22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호텔 측이 거부함으로써 노조는 지난 5월17일부터 간헐적으로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無단협, 無교섭, 無전임자.... 有비정규직
노조는 크게 △1년 단위 연봉계약직 1년 경과 후 정규적 전환 △노조 가입대상 확대 △임금 8% 인상을 이번 임단협 교섭안의 핵심요구로 주장하고 있는 반면 회사는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일 뿐 아니라 △현행 전임자 4명에서 2명으로 축소 △현행 정년 57세에서 55세로 축소할 것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호텔 노사는 지난 2001년 임단협 협상과정에서 당시 1년 단위로 계약을 반복하던 계약직 약 2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호텔 측은 정규직이 퇴사한 자리에 계약직을 채웠고 2년 만에 그 숫자가 정규직의 20%를 넘어섰고 더 이상의 정규직 전환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노조 권인숙 사무국장은 “해마다 재계약 기간이면 형평성 없는 인사고과에 의해 재계약이 탈락되고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들에게 단계적인 정규직 전환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나 호텔 측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묵살할 뿐 아니라 임금과 상여금의 동결을 주장하며 기존에 있던 단체협약까지 개악하려 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권 국장은 “노조가 받아들인 중노위 조정안조차도 회사 측이 거부해 회사 스스로 임단협 교섭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박동민 위원장은 “이미 정규직 조합원들도 비정규직의 문제를 자신들의 일로 알고 있다”며 “2001년 파업 때도 투쟁을 통해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얻게 되었고, 회사에서는 시시 때때로 정규직조차 ‘연봉계약직’으로 변환하려는 시도를 해 왔기 때문에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당위성은 어느 때 보다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노조는 이번 단체협약 개정을 통해 기존 정규직이었던 1년 단위 연봉 계약직 까지 조합원 가입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이어 박 위원장은 “회사가 민주노총이 경제특구법 폐기를 위한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6월 말까지 교섭을 회피한다면 현재의 부분파업을 유성지부까지 포함한 총파업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지난 2000년, 리베라호텔이 신안그룹으로 인수합병된 이후 계열사 모두가 노조탄압에 시달리고 있다”며 “무단협 상태까지 몰고 간 회사로부터 노조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그룹 계열사 타격 투쟁’까지 강행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02년 신안그룹의 계열사이던 관악 리베라CC노조가 회사 측에서 노조 간부들을 전부 해고하고 경기보조원의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바람에 노조가 휴면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호텔 측은 현재 단체협약에 효력이 없다며 단협에 의해 보장해 줬던 서울과 유성지부 각 2명 등 총 4명의 노조 전임자에 대해서는 복귀명령을 통보한 상태다. 또한 4월22일 중노위 조정안을 거부한 이후 단 한 번도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리베라 호텔에는 단협도 없고 교섭도 없고 전임자도 없다. 있는 것은 정규직이 일손을 놓고 나간 자리에 대체인력으로 연장근무에 시달리는 비정규직뿐이다.


워킹보이스 김경란 기자 eggs95@kc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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