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중징계를 원칙으로 세우자

의사가 간호사를 폭행하고, 수술 도중 성희롱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과장 이 아무개 교수는 지난 2월7일 신장절제수술을 마친 뒤 '업무 미숙'을 이유로 피묻은 장갑을 손에 낀 채 간호사의 머리를 내리쳤다. 폭행당한 간호사의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강한 가격이었다.

이 교수는 또 같은 날 오전 다른 수술 도중에도 한 신규간호사가 수술용 젤리를 많이 사용하자 "역시 처녀라서 농도를 못 맞춰"라며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함께 수술에 참여한 간호사가 이를 저지하려 하자 "그럼 니꺼(여성분비물) 발라. 너 많이 나오잖아"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환자와 동료들 앞에서 두 간호사는 꼼짝없이 언어 성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이 사건을 두고 서울대병원에서는 이 교수에게 '2003년 3월19일부터 의사직 겸직해제'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서울대 측은 지난 6월16일 이 교수에게 '감봉2개월'의 경징계처분을 내리는데 그쳤다.

서울대의 가벼운 징계결정에는 '교수윤리위원회'의 건의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리위는 학교측에 "이 교수가 비뇨기과 교수로서 의술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열성적으로 환자를 치료해 왔으며, 깊이 뉘우치고 차후에는 절대 그러한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있다"며 "경징계를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윤리위원회가 교수에게 요구되는 높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 도덕성의 잣대를 스스로 내팽게친 셈이다. '불이익'이라는 표현에 이르러서는 말문이 막힌다. 가해자가 행한 행위에 맞는 징계를 두고 불이익이라니,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의사직 겸직해제'로 진료행위가 금지된 이 교수는 징계를 무시하고 비공식적인 진료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사직 박탈'을 조건으로 경징계를 받은 뒤, 사실상 의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교수가 받은 징계는 '감봉2개월'이 전부가 될 판이다.

서울대가 교수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도덕성을 인정한다면, 그리고 이 사건이 갖는 심각성을 인정한다면 그에 따른 처벌을 내리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 사회에서 '교수'는 단순히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학생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스승'이다. 성희롱 가해자로 '스승 자격'을 잃은 이 교수는 해임돼야 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성폭행·성희롱 국가'다. 이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모든 사업장에서 관련 예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성희롱·성폭행은 피해자에게 평생의 상처
남는다. 가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엄중 징계만이 제2, 제3의 '이 교수 사건'을 막는 유일하고 확실한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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