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연가투쟁과 철도노조 파업 등은 모두 정부가 노조와 합의했던 내용들을 파기하면서 시작됐다. 6월 27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파업전야제를 치르고 있다. 편집국 kctuedit@nodong.org
노무현 정부의 '말바꾸기'가 노정간 신뢰를 허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터져 나온 전교조 연가투쟁과 철도노조 파업 등은 모두 정부가 노조와 합의했던 내용들을 파기하며 본격화됐었다. 여기에 대해 화물연대도 "정부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다시 파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노동부장관이 직접 나서 극적 타결에 이르렀던 두산중공업 사태 역시 당시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갈등이 잦아들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단 다급한 불을 끄기 위해 노동계를 안심시킨 뒤, '합의불이행'을 밥먹듯 되풀이하며 이에 대한 저항이 일면 강경 탄압으로 급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판이다. 자칫하면 '노정합의→합의파기→강경진압→신뢰붕괴'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8명이 수배까지 이른 전교조 투쟁은 대표적 사례. 전교조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네이스) 시행여부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5월26일 교육부와 '네이스 재검토'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5월28일로 예정됐던 연가투쟁까지 취소하며 교육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하지만 합의가 파기로 바뀌는 데에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6월1일 '네이스 시행지침'을 통해 사실상 네이스를 강행하는 결정을 내렸다. 전교조가 이에 항의하며 연가투쟁에 나서자 곧바로 지도부 8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4일간 파업을 벌였던 철도노조(위원장 천환규)도 이같은 경우다. 이번 철도파업은 정부가 지난 4월20일 노조와 합의한 '철도의 공공성을 감안해 철도 민영화방침은 철회하고 철도개혁은 노조와 충분한 논의와 공청회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한다'는 약속을 파기한데 따른 것이다. 국회는 지난 6월30일 전체회의에서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철도시설공단법'을 통과시켰다. 정부와 언론은 여기에 더해 철도파업을 두고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일삼았다. 정부는 "4·20 노정합의를 어긴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실제로 지난 6월15일, 철도구조개혁 관련한 철도노조와 건교부, 국회 건교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건교부 차관은 "노사합의를 이행했다고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건교부는 노조로 보낸 지난 6월20일자 공문을 통해서도 "입법을 귀 노동조합과 합의되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하게 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혀왔다.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장 김종인)도 지난 5월 파업 뒤 중앙산별교섭에 진척이 없는 데다가 부산과 포항지부 등 지도부 구속이 잇따르며 불만이 팽배해진 상태다. 화물연대는 "지난 5·15 합의에서 중앙교섭이 원만히 이뤄지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키로 했으나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측의 노력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지회장 박방주)도 배달호 열사 투쟁 끝에 권기홍 노동부장 중재로 해고자 복직·손배가압류 철회 등 극적인 합의에 이르렀지만, 아직까지 합의사항 이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사측은 특히 해고자복직 과정에서 '정직3개월'을 내리는가 하면, 고소고발 철회와 관련해서도 경비용역회사를 통한 고소고발은 "합의사항이
아니다"며 강행의사를 보이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가 노동청을 항의방문해 '합의사항 이행·부당노동행위 즉각 처벌' 등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승철 keeprun@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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