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안이 난리다. 육이오 전쟁 이후, 부안에 이런 난리는 없었다고들 한다. 격포나 곰소 아이 들은 등교를 거부했고, 그 지역 상인들은 아예 상가 문을 닫고 반핵. 군수 퇴진운동을 펴고 있는데, 어제부터는 지역별로 각 면의 면사무소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장기 농성에 들어갔다.
상황이 이렇게 격앙되어가기 때문에 군. 면의 행정도 거의 마비상태다. 군청 앞 농성장에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의 격려방문이 늦은 밤까지 줄을 잇는다. 이들은 한결같이 매향군수를 향해 분노를 터뜨린다. 그런가하면 스타들이 줄이어 탄생하고 있는데 중앙이나 지역언론이나 간에 '봉 잡았다'는 듯이 스포트라이트는 부안군수를 향해 집중되고, 똥인지 된장인지 어차피 구분 못했지만 여기서도 그의 무분별은 유감없이 발휘되어 '비록 군민의 동의절차가 없었음은 인정하지만, 노력하여 옥동자를 낳겠다'며 희멀건 소리를 해댄다.
군수가 사는 대림아파트나 이영택 군의회의장의 사업장 한일펌프는 전경들이 이중삼중으로 에워싸고 경비를 하는데, 이 또한 일찍이 부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다.
한편, 부안의 병원마다에는 반핵시위하다 다친 시민들로 넘친다. 삼성병원만해도 변산면 도청 사는 이재천 씨, 상서농민회 공윤석 씨, 지난 15일 분신자살을 기도했던 부안읍 아제마을 이장 송사섭(58) 씨가 입원해 있다. 이 외에도 몇 분이 더 있다. 다른 병원도 그렇고....
왼쪽/핵반대 분신 기도 송사섭 씨. 오른쪽/변산 사는 이재천 씨, 시위도중 중상을 입고 입원해 있다.
송사 섭 씨는 분신 이유를 묻자.
"부안에 핵은 절대 안돼요. 여태 부안에서 농사만 짓고 살았는데 후손한테 욕먹을 짓은 하지 말고 죽어야지요. 그날(15일) 오전에 논에 갔다 오니까 읍사무소에서 홍보물을 마을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놓고 갔는데 보니까 군수 핵 유치찬성 홍보물이더라구요. 어떻게 화가 나야지요. 그래서 읍사무소에 도로 가지고 가서 총무계장에게 반납했지요. 돌릴려면 당신들이 돌리지 왜 이장시켜 돌릴려고 하냐며 말이지요.
▲송 씨가 유서로 작성했던 대부안군민 호소문
그런데 오후에 논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집에 오니까 그 홍보물을 누가 배달했더라고요. 그걸 보고, 누군가 한사람 죽어야 이 짓을 중단하겠구나 싶어 군청 앞으로 가서 몸에 신나를 찌클었어요. 그런데 라이타가 물에 젖어 안 켜지더라고요...
어쨌든 내 한 목숨 죽는 한이 있어도 핵은 못 들어오게 할 거예요"
비장한 각오시다. 대책위에서는 송사섭 씨에게 앞으로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 지 몰라 잘 살피기로 한 바 있다. 홍사섭 씨는 부안군민에게 드리는 호소문까지 작성해 뒷주머니에 넣고 몸에 신나를 뿌렸는데, 다행이 라이타가 젖어 불이 켜지지 않는 바람에 사고를 면했다. 비록 몸에 불은 붙지 않았어도 신나가 온 몸에 묻는 바람에 피부에 화상을 입고 입원 중이다.
어디 병원에 입원 중인 이들 뿐이랴. 대책위 사람들은 거의 농사일도 포기한 상태이고 각계 각층의 시민들도 핵을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보려고 몸을 두 개 세 개로 쪼개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누가 이들을 죽음으로 모는가?
참소리 허철희 기자 buan21@bua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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