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현이가 전교조를 찍은 이유


사진 : 오마이뉴스



지난 봄, 다음 사이트 검색 순위 1위로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란 명칭이 등장한 적이 있다. 평소 연대하고 있는 단체가 나의 인터넷 일상공간에 등장해 나는 퍽이나 놀랐는데 그 이유는 충남 예산 보성초 서교장 자살 사건 때문이었다.

전교조 위원장 구속으로 궁지까지 몰린 전교조의 시련은 사실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한 사람의 교장을 자살로 인도한 패륜적인 전교조, 교단을 파행으로만 이끌고 있는 전교조, ‘교사’가 불법을 자행하게 하는 전교조... 조중동 보수언론과 교총 등 교육보수들이 스크럼을 짜고 ‘한 놈만 패고 있는’ 배후에는 우리 사회 ‘보수무지개’들의 총궐기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노무현 정권의 등장과 긴밀하다.

노무현... 정권 이름 또한 ‘참여정부’. 2002년 한국사회의 문화적 일보 전진을 정치적인 스펀지처럼 모두 흡수해 잉태한 노무현 정권은 사실 젊은 세대의 개혁적인 그리고 자주적인 프런티어처럼 보였다. 지난 겨울 대통령이 미국정부에 대해 그리고 조선일보에 대해 ‘인간 노무현으로서’ 걸러지지 않은 말들을 툭툭 던질 때 얼마나 멋져 보였던가.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노무현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어 왔으며 결국 미국행 이후 ‘보수뽕’을 단단히 맞고 온 노무현은 기득권자들의 스피커로서의 기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 즉 노무현의 본질이 드러나기까지 우리 사회 보수들에게는 자못 살벌한 시기였던 것 같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던가.

청년보수들의 출현, 시청 앞 10만 전국보수단체총궐기, 전국 교장단 집회시도, 이상주 전 교육부 장관을 대표로 한 교육공동체시민연합의 출범 등 우리 사회 안정을 위한 보수를 자처하는, 사실상 수구세력의 결집이 있어왔다. 그 중 가장 눈에 띄게 조직화된 집단이 바로 ‘교육계’의 수구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사실 우리 사회 마지막 수구이기도 하다(이들의 물적 기반은 식민지 그리고 해방 앞뒤로 형성되었으며 한국사회 모든 권위적 문화를 합법적인 감옥 소위 학교에서 재생산하고 있지 않은가).

왜일까. 노무현은 출범초기부터 교육부장관과는 임기를 같이한다는 둥 교육개혁에 애정을 보여온 터였다. 논란은 교육부장관 인선부터 시작됐지만 노무현의 교육개혁은 기실 교육계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으로 교육수구와 교육진보 둘 다에 적대적이다. 교육시장화를 통해 기존 기득권의 재배치를 시도하는 노무현 정권의 성격은 개혁정부라는 허울과 함께 교육수구들의 온존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수구들이 결집해 왔던 것이고 전선은 애꿎은 전교조를 축으로 형성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이 진짜 적대적인 것은 전교조이다. 교육수구는 이들의 개인적, 사회적 기득권을 인정해주는 선에서 일종의 시간조절과 타협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을 시도하고 있지만 교육의 공공성을 축으로 투쟁하고 있는 전교조는 교육을 시장화하는 신자유주의 교육개혁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전교조 대 교육수구-노무현 축이 형성된 것인데 이에 재계가 끼어있든 것도 주목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심증만 무성하지만 네이스에 대한 삼성의 압력, 노동시장 수요에 따른 재계의 공교육 교육과정 개편 요구 등 또한 전교조의 투쟁과 대립하고 있다. 그래서 조선, 동아뿐만 아니라 보다 상식적인 신문이라고 자처하고 있는 중앙일보까지 협공을 해왔던 것이다. 사실 협공 수준이라기보다는 상반기 동안 중앙일보가 총대를 메고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래서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은 전교조를 찍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화해는 애초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결국 연가투쟁을 주도한 혐의로 전교조 위원장까지 구속되었지만 이후 4년 동안 더 힘든 시련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갑갑한 현실이지만...

그렇다면 교육공공성 확보를 위한 전교조의 투쟁 그리고 이와 뜻을 함께 하는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는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교육개혁을 중심으로 한 연대의 강화와 확장이 필요하다. 이와 통해 교육공공성을 사회적으로 담론화하기 위한 담론투쟁과 함께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안의 총체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진보진영의 공교육개혁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뒷북치지는 않아야 한다는 문제의식 그리고 이행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이는 다행스럽게도 전교조와 교육개혁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는 범국민교육연대(준)에서 지금까지 각 단체에서 연구해온 교육개혁안을 토대로 준비해오고 있으며 시론형태를 발표한 상황이다. 더불어 중기적으로는 이를 토대로 국가정책을 재편할 수 있는 진보정당의 국회진입 등 물적기반이 요구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교육개혁이 정말 어려운 이유는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달팽이 언덕 넘어가는 이야기와 흡사하지만 결국 이에 대한 재배치 없이 시민사회 또한 재(확대)생산되기 어렵다. 너무 아름다운 얘기들로 결론을 낸 것 같다. 그러나 그만큼 현실이 아름답지 못할 것이기에 현실을 이끌고 조직화할 명확한 꿈이 있어야 하겠기 때문이다.



정은희 / 문화연대 문화교육위원회 활동가 foract@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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