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 1면] 중앙교섭의 성과와 한계를 분명히 하자

중앙교섭의 성과와 한계를 분명히 하자

지난 3월 21일 3차 노사실무소위원화에서 사용자대표들의 중앙교섭 제안으로 촉발된 중앙교섭 국면은 4월 22일 중앙교섭 성사조건 합의, 4월 30일 금속노조 임시대대에서 중앙교섭 승인, 5월 6일 첫 상견례로 시작되었다.
교섭을 준비하면서, 교섭단의 구성, 교섭 진행방식, 교섭일시, 교섭장소, 참관범위 등을 합의하고, 주 1회 교섭에 들어갔다. 97개 사업장에서 위임을 시작으로 한 중앙교섭은 이후 100개 사업장이 중앙교섭에 참여하였다.

2달에 걸친 노사간의 공방
5월 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7월 15일 경주에서 열린 13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에 이르기까지 2개월간에 걸친 노사간의 공방을 펼쳤다.
5월 6일 상견례이후 자본은 6월 17일 처음으로 안 같지도 안이었던 사용자측 제시안을 제출하였다. 7월 7일 11차 교섭에서는 70여개 사업장이 중앙교섭 위임을 철회하고 집단 퇴장을 하기도 하였다. 7월 9일 '중앙교섭 성실참석 확약서'를 60여개 사업장에서 제출하여 중앙교섭을 재개하지만, 10일 열린 12차 교섭에서는 '축소교섭'에서 제출된 사측안을 사측 스스로 거부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경주에서 열린 7월 15일 밤 13차 중앙교섭에서 잠정합의에 도달하게 되었다.

중앙교섭의 의의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은 2001년 금속노조 출범이후 '집단교섭' 쟁취의 연장선에 있다.
아직까지 금속노조는 '단일노조'의 형태로 머물고 있다. 그러기에 집단교섭을 산별의 초보 형태인 중앙교섭으로 발전·성사시켜야 '단일노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금속산별노조를 지향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앙교섭 성사는 6월 산별전환 동시총회에서도 일정한 위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자본의 입장에서는 2002년 집단교섭으로 지부별 연대투쟁이 제기되자, 03년 투쟁에서도 그러한 점을 반복하느니, 현장과 중앙교섭을 분리하고, 각 교섭국면을 활용, 투쟁전선의 이완을 노렸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03년 진행된 중앙교섭은 노와 사가 일정한 이해를 가지고 접점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중앙교섭과 금속노조 투쟁
중앙교섭을 압박하기 위해 금속노조는 단계별 투쟁을 배치하였다. 집단 조정 신청, 파업 찬반투표 실시, 통일적인 파업투쟁, 지역별 집회 등을 배치하면서 투쟁의 수위를 높여 갔다. 부분파업과 전면파업 전술을 구사하여 사측의 중앙교섭 해태와 '성실 참석'을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금속노조 투쟁 전술은 간부중심들의 투쟁으로 집중되었다. 투쟁 전술이 현장의 동력을 이끌어 내기보다는 현장을 동원하는 것에만 치우쳐, 투쟁이 계속될수록, 파업 프로그램의 빈곤을 드러냈다. 그러한 점은 7월에 들어서면서 두드러졌다. 조합원들은 계속되는 투쟁에 관심을 집중시켜 나가기보다는, 무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지부, 지회별로 이뤄지는 집단교섭이나, 임금교섭이 '중앙교섭 타결없이 임금교섭 타결없다'라는 방침으로 진행되자, 지회 자본들은 임금교섭에 안을 내놓기를 거부하면서 그러한 양상은 더욱 심해졌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중앙교섭 때문에 무엇도 안된다는 의견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금속노조 전체적으로 투쟁의 일사분란함을 보이긴 했으나 개별로 내려올수록 투쟁의 원심력이 작용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이후 투쟁을 조직해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내용의 일사분란함을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할 지점이다.

잠정합의안의 성과와 한계
교섭이 진행될수록 주 40시간 근무제가 부각되었다. 금속노조의 유성기업, 만도지부, 브디오, 캄코 등이 이미 주 40시간에 합의하여 시행하고 있는 중이지만, 주 40시간 노동제가 노자간의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금속노조가 주 40시간제를 쟁취했다는 점은 이번 교섭의 성과로 남을 수 있다. 현대, 기아자동차 노조가 주 40시간 요구를 걸고 투쟁중인 가운데 그 침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합의항중 '근무시간 및 이와 연동된 사항에 대해서는 현대 등 대기업 시행방안을 참조하며, 노사간 합의없이는 기존 임금을 저하하지 아니한다'라는 문구는 여전히 산업적 서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은 이후 현대자동차 노사가 어떠한 합의를 하느냐에 따라 구체적 조건이 확정된다는 여지를 열어 놓았다는 점이다.

잠정합의 이후 과제
중앙교섭을 합의하면서 처음에는 30개가 넘은 지회가 서명에 거부하다가 지금은 계양전기 등 13개의 사업장이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장을 어떻게 제압해 갈 것인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금속노조는 7월 21일 열린 45차 중집회의를 통해 중앙교섭 잠정합의 투표시기를 8월 중순으로 미루었다.
중앙교섭이 합의되었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그것의 구체적 실천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사사건건 지회 자본이 합의문 이행을 해태할 경우 그것을 제압하는 것은 현재의 조건에서 지부와 지회의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점이기 때문이다.
임시직의 정규직화 문제라든가, 사내하청 노동자의 처우, 근골격계 대책 등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되어야 할 항목이기 때문이다.

한단계 전진하는 금속노조가 되기 위해
중앙교섭이 잠정합의되고 지부별, 지회별 교섭이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 가운데 임금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각 지회별 임금인상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여전히 남는다. 투쟁은 함께 하지만 결과는 다 다르기 때문이다. 임금 격차는 확대되는 경향을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한편 작년 집단교섭에 불참한 대공장이 올해 중앙교섭에 다시 불참했지만 투쟁으로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금속노조가 강화되어 가려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공장들이 빠진 파업투쟁은 파괴력이나 효과가 약할 뿐만 아니라, 단일노조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그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한 발 전진하는 금속노조, 조합원의 희망으로 등장할 수 있는 금속노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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