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연대가 17일 2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결의했다. ⓒ워킹보이스 임임분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손에 쥐어지는’ 결실을 믿는다. 어쩔 수 없다. 지금껏 살아온 인생이 그랬다. 믿을 것이라고는 장시간 운행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입으로 버틴 자신의 몸과 '내 것인데 내 것이 아닌' 화물차 뿐인 인생, 이들은 아니다 싶으면 언제라도 엎어버릴 심사다. 그러니 이 만큼 참는 것도 신기할 정도다. 누구 말마따나 조합원이니까, 지도부의 지침을 기다리며 참는 거다. 여차하면 다시 물류대란이다.
그래서 화물연대 지도부는 “모든 게 이 나라 화물운송체계의 오래된 병폐 때문이다. 이를 뜯어고치기 위해서는 화물연대도 어느 정도까지는 뜸 들여지는 걸 기다려야 한다”며 성질 죽이고 있는 조합원들을 다독이고 있다. 그러나 마냥 뜸 들기만 기다릴 수 없고 ‘뜸 들인 밥’이 곧이 곧대로 우리 입에 들어올 밥인지 아닌지 믿을 수도 없다.
이에 지난 7일 전국 7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치룬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승리결의대회’ 이후 화물연대는 17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2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8월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는 애초 예정됐던 21일 중앙집중집회를 유보하고 이날부터 ‘5.15.노정합의’ 이후 정부와 관련 업체들의 성실 교섭을 촉구하면서 교섭 난항이 이어질 경우에 대응하기 위한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27일 현재 화물연대는 중간 투표상황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BCT(벌크트럭)지부와 같이 5.15 합의 이후에도 개별적인 작업거부에 들어갈 만큼 분노가 높아 어렵잖게 가결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1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화물연대는 상반기에 이은 조직정비 차원에서 △현행 50명당 1명인 대의원을 200명당 1명으로 △기존에 편성된 업종지부는 인정하되 지부 편성은 광역시도 단위로 △조합비를 현행 1만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준비위 형태의 BCT지부는 지회 단위로 재편될 예정이며 필요에 따라 업종협의회 등을 통한 중앙집중교섭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총파업 찬반투표 돌입 배경과 관련해 화물연대 김종인 의장은 18일 조합원에게 보내는 담화문에서 “정부와 업체측이 교섭에 나오기만 할 뿐 타결 의지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며 “더군다나 최근 건교부 장관이 5.15.노정합의의 핵심이었던 ‘지입제 철폐’를 부인하는가 하면, 노동부는 산재적용 방안을 논의하면서 화물운송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인하고 있으며 다단계 알선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단속과 개선책이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찬반투표 7일째인 27일, 운송하역노조 정호희 사무처장은 “파업 다시 하라는 것인지, 지난 22일 15차 컨테이너 업태별 교섭 외 실질적인 교섭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풀어야 할 지는 그들이나 우리나 모를 일인 듯도 하고, 날씨만큼이나 ‘안개정국’”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화물연대는 열흘 동안의 총파업 찬반투표로 지난 5월 투쟁이 잊혀진 풍문이 아님을 확인시킨다는 각오다. 전국의 고속도로를 달리며 짬짬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을 화물연대의 움직임을 정부와 업체측이 어떻게 읽어내 교섭장으로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
워킹보이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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