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결혼 4 년차 박필규 대리는 세 살 된 딸이 있다. 다른 직장남성에 비해 아이 키우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편이다.
"주중에 하루 1시간 정도는 아내를 보조해 딸에게 밥을 먹이기도 하고, 딸과 함께 밤에 놀아주기를 하기도 합니다. 주말은 주로 아이와 시간을 보냅니다"
평일은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아내가 딸아이의 양육을 책임진다.
박 대리가 딸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엄마의 돌봄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낼 계획이다. 아내는 예전처럼 상근직 사회생활을 할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부처의 공보육강화 정책과 다른 결정을 내린 경우가 있다.
지난 3월 8일 경기도 여주군 공립보육 시설인 어린이집이 강제 철거되는 일이 발생했다. I외환위기 이후 여주군은 군 예산 절감방안으로 공립시설 어린이집 4곳을 폐원방침을 정했다. 당시 교사들과 안산여성노동자회, 고양여성민우회 등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대책위를 꾸렸다. 12년 동안 교사 활동을 했던 장명희 씨는 집에서 당시 보육시설에 다니던 아이들을 계속 돌봐주고 있다.
노사갈등으로 인해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직장보육시설을 폐쇄한 사업장은 시그네틱스 어린이집이다. 기혼여성노동자가 대부분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시그네틱스는 노조와 단체협상 내용으로 직장보육시설을 만들었고, 이후 노동조합이 운영권도 얻어냈다.
하지만 시그네틱스 노조와 사측간 갈등을 인해 회사는 2001년 12월 보육시설 폐원 통보을 일방적으로 했으며, 보육교사들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노조는 강서구청에 찾아가 어린이집 폐쇄신고를 못하도록 진정도 내고, 구청 역시 회사의 폐쇄신청을 반려했다. 하지만 현재 회사는 건물이 회사소유니까 강서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중이다.
남성숙 시그네틱스 노조 총무는 "현재 시그네틱스 노조원 28명이 구제되었는데, 그 중 어린이집에 2명을 맡긴다. 어린이집을 폐원하는 대신 돈을 주겠다고 얘기하는데 시그네틱 노조원이 새벽근무가 많기 때문에 어린이집이 회사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이다"고 설명한다.
대기업이 중소사업장보다는 직장보육시설 설치와 운영이 용이하다.
노동부 선정 우수 보육시설 사업장인 삼성전자의 경우 수원, 구미, 기흥과 서울에 각각 보육시설인 삼성어린이집을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어린이집 방문을 해 본 전문가들은 다른 어느 직장보육시설보다 시설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직장보육시설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각 사업장의 기업주의 인식이 변해야하며,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노동부 평등정책과 양종춘 씨는 "각 사업자에서는 사업주가 직장보육시설이 직원의 복지를 충족해 결국 사업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직장보육시설 운영의 필요성을 인식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노동부는 직장보육시설에 대한 지원을 개선했다. 보육시설을 설치하려는 3백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과거에 융자한도액이 3억이고 이율이 3-3.5%였는데, 올해는 융자한도액을 5억원, 이율도 1-2%로 인하했다. 직장보육시설 운영비품도 5년마다 교체비용을 3천5백만원 지원하는 제도를 새롭게 만들었다. 교사들의 인건비는 1인당 65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부처의 이런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각 기업들의 직장보육시설 설치 현실은 요원하기만 하다.
2001년 12월 31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상시 여성근로자 3백인 이상 사업장의 직장보육시설 설치대상이 2백 15곳 중 89곳만이 설치돼 있으며 1백26곳은 설치조차 되지 않았다.
3백인 이상 사업장이 의무적으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규모 사업장이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하는 하지 않는 사유로 설치비 과다, 설치장소 확보 곤란, 보육대상 아동수 부족, 소음&공해 등 환경이 부적절, 아동관리 부담 등을 들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중 직장보육시설 관련 부분을 개정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경 한국보육교사회 대표는 "남녀고용평등법에는 여성3백인 이상 사업장에 의무적으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보육의 문제가 여성근로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시근로자로 바꿔야하며, 3백인 이상이라는 조건도 1백50여명으로 낮추어 개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윤경 대표는 "시그네틱스 어린이집의 경우 노사갈등으로 어린이집이 폐쇄될 경우 아이들이 보육받을 권리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따라서 노동부가 직장보육시설이 있는 사업장에 대해 시설이 폐쇄결정이 나기 전에 노동부가 철저히 관리&감독 후 특단의 조처를 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장성순 기자 newvoice@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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