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개인에 따라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물구나무서기를 한 상태가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나만 낳아 잘 키우겠다’ 또는 ‘자식은 없어도 그만이다’라는 여성이 늘면서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최저 수준인 1.17명을 기록했다.
부모들은 하나밖에 없는 자녀를 ‘특별하게’ 키우려고 모든 것을 다 바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부모에 그치지 않고 친조부모, 외조부모까지 이 대열에 합류했다.
4명의 조부모와 2명의 부모가 한 아이에게 매달리고 떠받드는 것을 일컫는 ‘4-2-1 증후군’이라는 말도 생겼다.
이와 같은 현상을 타깃으로 ‘one mouth six pockets’라는 마케팅 전략도 부상하고 있다.
어린아이 1명에 달린 6명의 주머니를 공략하자는 것이다.
이런 저출산이 지속될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함께,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인구수가 적어지는 ‘물구나무선 사회’를 만들 것이다.
이런 불안정한 구조는 한국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위협할 것이다.
4-2-1 증후군의 의미 역시 뒤집혀진다.
1에 해당하는 ‘소황제’들이 생산연령 인구에 진입했을 즈음에는 이제 거꾸로 4명의 조부모와 2명의 부모를 모두 부양해야 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야말로 ‘one pocket six mouths’(주머니 1개에 6명이 의지해 산다는 뜻)가 되는 것이다.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이로 인한 부작용 등이 예상되면서 ‘출산장려론’과 출산장려의 ‘시기상조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출산장려론자들은 현재 국내 출산율이 인구대체 수준을 밑돌아 급속한 인구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우려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출산장려 정책이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미래는 노동력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 노동시장의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남북통일, 인구과밀 등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기상조론도 일리는 있으나, 한 가지 간과한 점은 출산 장려책을 실시하더라도 실제 출산증가 효과가 발생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건강한 젊은 층을 재생산해내고 복지국가의 재정에 기여할 수 있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린다.
즉 정책효과 발생의 시차(time-lag)로 인하여 상황이 악화될 때에는 이미 늦은 때일 수 있다.
이미 오랜 기간 출산율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과 유럽의 국가들에서는 다양한 출산장려 방안이 실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는 먼저 출산율의 변화를 좌우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출산율 변화의 배경에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사교육 열풍으로 인한 교육비의 폭증, 평생고용에 대한 불안, 아이를 낳아도 키워줄 사람이 없는 현실, 나아가 인생의 황금기인 젊은 시절에 육아보다는 인생을 즐긴다는 가치관의 변화 등 그 원인은 다양하다.
출산율 장려는 이러한 다양한 원인 중 아이를 가질 의사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여건상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결국 출산을 늘리기 위한 관건은 아이를 편하게 낳고 키울 만한 여건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제 가족계획은 가정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계획이 필요하며, 육아는 가정과 동시에 사회의 몫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중하위층 부부들을 위한 보육시설의 확대야말로 여성인력 공급의 증가를 가져오면서 빈부격차를 축소시키고 출산율 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일석삼조의 방안이 될 수 있다.
/GE인터내셔널 상무
李 炫 昇 ‘늙어가는 대한민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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