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도 비정규직노조 설립

위원장 등 노조간부 벌써 계약해지, 역시 조직화 관건


해고당한 조성웅 위원장 ⓒ현중사내하청노조

울산 대공장에 또 하나의 사내하청노조가 생겼다. 현대중공업의 하청노동자들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다. 지난 3월부터 사내하청노조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노조설립을 준비해 오던 하청노동자들은 지난 8월29일 울산 동구청에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하고 바로 다음날인 30일 설립필증을 교부받았다. 이어 노조는 9월1일 12시10분경, 현대중공업 공장 안 종합식당에서 설립보고대회까지 단번에 마쳤다.

하청노조 조직화로 또 한번 시선 쏠려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7월25일 ‘9년 무쟁의 신화’를 자축하며 노조창립기념식이 회사의 지원을 받아 성대하게 치러졌다. 울산이 들썩이도록 ‘노사화합’을 자축한 노조의 기념식에는 2천만CC맥주가 동났지만 이 잔치에서 보리냄새도 맡을 수 없는 이들이 있었으니 회사 측 관리자도 아니고 바로 144여개 업체 1만6천 명에 달하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이었다.

이번 임단협 결과에 따라 정규직 노동자들은 100%의 격려금에 산업평화유지격려금 100만원을 추가로 받았지만 하청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애초부터 정규직노조의 올 임단협 교섭안에는 하청관련 요구사항은 단 한 조항도 없었다.

“지난 3월 하청노조준비위원회가 발족할 당시부터 준비위는 정규직노조의 임단협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노조를 설립할 것을 계획했다. 노동자대표를 구성해 정규직노조의 임금협상 내용을 하청노동자들에게까지 적용할 것을 요구하면서 노조로 전환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현중 하청노조 조성중 위원장의 말이다.

즉 정규직들이 임단협의 성과로 임금을 인상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공장에서 일을 하는 하청노동자들의 노력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며, 그래서 정규직노조의 임단협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정규직에게 합의한 수준만큼을 하청에게도 함께 적용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와 함께 △근로기준법 준수 △고용안정 △노동강도 완화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노조설립의 움직임이 있자 조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물량이 감소됐다"는 이유로 업체에서 계약해지되었고 다른 노조 간부는 아예 소속 업체가 폐업신고를 마친 상태라 두 명의 해고자가 벌써 발생한 셈이다.

조 위원장은 “업체에서는 노조가입을 하지 않으면 추진위의 요구조건을 요구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 왔다”며 “결국 노조를 만들었다고 중심 인물들에 대해 탄압이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 관계자는 “하청노조의 실체에 대해 회사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며 “노조가 생겼다는 말은 들었지만 우리가 공식적인 통보를 받아야 할 일도, 대응할 사안도 아니다”며 하청노조와의 관련 자체를 부정했다.

정규직노조도 회사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중노조 박홍관 고용대책부장은 "하청노조가 생겼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규직노조에게는 아무런 공식적인 협조요청도, 통보도 없었다"며 "노조 설립도 아무런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한 것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경과에 대해서도 전혀 정규직노조에 알리지 않는데 우리가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한다.

또한 박부장은 "하청노동자가 임금체불이나 출입증 반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노조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면 바로 시정해 줬는데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하청노조를 굳이 만들어야 했냐"며 하청노조 설립을 두고 정규직노조의 심사가 그리 곱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청노조는 추석 연휴를 지내고 하청노동자들이 일자리에 다시 돌아오는 때를 적극적인 조직화 시점으로 잡고 있다. 이번 추석 상여금과 귀향 여비 지급을 두고 여지없이 정규직과의 차별이 있을 테니 심정적인 동요를 얻기에는 적기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자노조처럼 튼튼한 노조가 버티고 있어도, 또한 그 노조가 하청노조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아무리 밝혀도 사내하청노조의 조직화는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 온건노조의 대표를 자처하는 현중노조와 동거하는 사내하청 조직화.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또 한번 울산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워킹보이스 김경란 기자 eggs95@kcwn.org
태그

현대중공업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클리핑기사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