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신생아 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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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와 같은 구호처럼 가족계획 캠페인을 벌이던 것이 바로 엊그제다. 가족계획은 1996년 폐지될 때까지 국민적 사업이었다. 캠페인이 시작된 1960년대 초는 식량이 부족해 누구나 보릿고개를 겪던 힘든 시기였다. 박정희 정권은 집권초부터 찢어지게 가난하면서 식구만 많은 흥부네 같은 가족구조로는 경제성장이 어렵다며 가족계획정책을 강력히 실시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은 출생아수)이 급감하기 시작, 지난해는 세계 최저수준(1.17명)으로 추락했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여성의 출산파업'이라고까지 말한다. 문제는 낮은 출산율보다 출산율 하락의 속도다. 선진국의 경우 100년에 걸쳐 진행된 고령화 사회가 우리는 20여년이란 단기간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 하락은 국가가 개입해야 할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으며 출산장려책을 펴자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출산장려의 스펙트럼도 다양해지고 있다. 충북 청원군은 육아용품과 농사보조금조로 1백만원을 신생아 가정에 지급한다. 이곳은 1999년 1,800명이던 신생아가 지난해에는 1,300명으로 줄었다. 전남은 2001년부터 1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경기 연천군은 은팔찌를 선물하고 있다. 광주 북구는 '다산왕' 대회까지 열고 있다.
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싱가포르는 둘째아이에 대해 6세까지 매년 500싱가포르달러를 준다. 프랑스는 산모에게 800유로의 장려금과 양육수당을, 일본은 자녀수당을 9살까지 지급하고 있다. 반면 인구과잉인 중국은 여전히 '1가구 1자녀' 정책을 펴고 있다.
새로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1970년 1백만명에서 지난해 49만명으로 격감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출산은 더 이상 여성만의 일이거나 개별가정의 문제일 수 없다. 우리보다 앞서 인구감소를 겪은 선진국들이 출산과 보육문제를 국가가 책임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출산장려책은 출산이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임을 인식할 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재 논설위원sua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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