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협상', '더러운 전쟁' 주도하는 미국의 파병요청 거부하라!

이경해 농민열사 추모‥'추가파병 반대' 첫 대중집회 열려

미국의 이라크 추가파병 요청과 관련해 정부의 파병 거부를 촉구하는 첫 대중집회가 열렸다.

금속연맹 노동자를 비롯해 시민, 학생 5백여명은 20일 오후 2시 서울 독립공원에서 '고 이경해 농민열사 추모 및 이라크 전투병 파병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초국적 자본과 미국의 패권정책에 대해 민중생존권 확보와 자주적인 입장에서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고 이경해 농민열사 추모대회(1부)와 이라크 전투병 파병 반대 결의대회(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는 추모사에서 "초국적 자본에 의해 민중은 살 길이 없어지고 있다"며 "이경해 열사의 뜻을 살려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의 행복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현 전빈련 의장은 이어 민중생존권과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는 정부는 '정부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먹거리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식량안보와 생존권 차원에서 우리 농업을 지켜야 합니다.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는 정부는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지방정부가 재정이 부족해 용역깡패를 고용하지 못하자, 중앙정부에서 재정지원을 해 노점상 등 빈민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러한 정부는 필요 없습니다."

"정부가 언제 핵폐기장 건설을 반대하는 부안군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은 적이 있습니까. 이라크 파병은 미국의 앞잡이, 그리고 총알받이로 내모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부 필요 없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외국 여성들이 '파병반대' 선전물을 들고 참가해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태평양 노동자연대' 여성위원회 소속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5명의 여성이 그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7일 입국해,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머물 예정이던 이들은 이날 집회소식을 듣고 직접 선전물을 들고 참가했단다.

2부 순서로 진행된 파병반대 결의대회에서 천영세 민주노동당 부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파병 당시 더 이상 추가파병은 없다고 약속했었다."면서 "파병 문제를 정치권에 맡겨서는 안되며, 국민투표를 통해 이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영세 부대표는 "WTO(세계무역기구)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에 이라크 민중들은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며 "'유엔 결의를 두고보자', '국내 여론을 지켜보자', '현지 조사단을 파견한다'는 등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미국의 파병 요청을 단호히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홍근수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상임의장은 "헌법에 위반되고 국민의 의사와 도덕적 양심에 반하는 파병에 반대한다"며 "정부 일각에서 파병에 호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데, 노무현 정부는 입장을 분명히 해 한국의 주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끝으로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부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미국은 게릴라전이 가장 활발한 이라크 북부지역에 배치할 계획을 세워놓고, 수천명의 한국 젊은이들을 총알받이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한국군의 군사작전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 정부에 대해 '군사동원령'을 하달했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들은 "(전투병 추가파병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여야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양심과 소신을 당론이라는 그늘 뒤에 숨긴 채, 전투병 파병에 동의한다면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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