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반핵민주학교'에서 한 어린이가 그린 그림. [사진/부안21 허철희 ]
핵 폐기장 문제와 관련해 언제 청와대가 원칙대로, 일의 순서에 따라 일을 풀어갈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가? 오늘 하루동안 모 일간지의 ‘핵폐기장 위도 건설 전면재검토’ 보도에서 청와대의 ‘사실무근 부인’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핵폐기장 건설 문제가 오락가락했다. 옛말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속담도 있긴 한데, 좀더 두고 볼 일 같기도 하다.
그런데, 청와대가 말하는 ‘원칙’에 상당한 모순이 있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은 오늘 오전 `청와대가 이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 "그런 보고를 받거나 산업자원부의 정책변화 모색 움직임을 들어본 바 없다"며 "청와대는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 노력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윤진식 산자부 장관도 모 언론의 보도를 오보라고 반박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등에서 산자부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거론된 `위도 대통령별장 건립 검토'에 대해 "대통령이 상주하는 것도 아닌데 적절한 아이디어가 아니다"며 `즉흥적' 대응이 아닌 `원칙적' 대응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총리실도 "총리실과 산자부가 대화를 위한 문제해결에 적극 노력해 오고 있다"며 "백지화를 전제로 대화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게 총리실 입장이고, 고 건(高 建) 총리도 그런 입장이 확고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누가 '원칙'을 지키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청와대와 총리실이 말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원칙을 논할려면, 누가 원칙을 지키지 않았는가?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
김종규 부안군수가 위도에 핵폐기장 처리시설 유치를 선언할 때 민주적 절차를 거쳤는지부터 생각해보자, 우선, 김종규 부안군수는 ‘부안사랑과 전북발전’을 위해 고심(?)에 찬 결단을 내렸다고 하지만 부안 주민, 누가 그에게 그런 결단을 강요했는가? 부안군의회도 분명하게 반대했었다. 지방자치시대에 부안군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주민대의기구의 의결조차 무시한 군수의 독단적인 그런 결정을 원칙이라고 말 할 것인가?
만약 부안군의회가 찬성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이 억지를 쓰면서 지금같이 두달이 넘도록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면 당연히 원칙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국가에서 민주적 절차가 무시된 결정이 어떻게 원칙이 될 수 있는가?
17년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국가적(?) 사업을 부안군수가 독단적인 결정으로 숨통을 터주니까, 그 결정이 원칙이 돼서 그 지역 주민의 요구는 강압적으로 묵살하고,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 주민과 대의기구가 배제된 채 내려진 독단적인 결단이, 어떻게 원칙으로 변할 수 있는지 청와대와 총리실은 설명해보라.
정부가 17년을 끌어온 일을 김종규 부안군수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단 예닐곱 시간만에 결정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마치 부안군민들이 대화를 거부하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 설령, 핵폐기장 유치에 반대하는 부안주민들이, 무지해서 핵 폐기장이 그렇게 안전한지를 모르고 반대하고 있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원칙이 없다.
청와대의 '원칙'이 부안 군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핵폐기장이 절대 안전하고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들은 지금, 부안을 바라보면서 무척 안타까와 하고 있다. 왜 그렇게 답답할까?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같은 생각은 그들의 생각일 뿐이다.
핵폐기장 위도 건설이 백지화된 후, 나중에서야 참으로 안전하면서도 부안과 전북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였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부안군민들이 땅을 치며 후회한다고 해도 그것은 그들의 몫일 뿐이다.
원전 예찬론자인 서울대 강모 교수는 이런 망언을 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자치를 너무 빠르게 했다’고 말이다. 지방자치시대가 되니까, 이런 국가적 시설마저 주민들이 반대나 한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이 교수 말의 숨은 뜻은, 군사독재시대에는 한마디로 기피대상 시설이라도 우격다짐으로 어디든지 밀어 넣을 수 가 있었는데,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아니, 독재시대가 가면서 이런 시설을 아무데나 밀어 넣을 수 가 없어 몹시 못마땅하다는 표현이다.
그런데 강교수의 말도 어폐가 있다. 주민의 뜻을 받들어 지방자치를 하라고했더니, 군수가 자기 뜻 대로만 일을 결정해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평양 감사도 저 하기 싫으면 못 한다고 했다.
"진정한 '원칙'은 핵폐기장 백지화 부터"
국회에서는 산자부가 위도 핵폐기장 설치와 관련해 일부 용역 결과를 자신들의 의도와 다르게 나오자 이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위도에 핵폐기장 건설을 전제로 한 대화, 원칙을 말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렇게 말한다. 주민들이 생각하는 원칙은, ‘민주적 절차가 무시된 채 결정된 핵폐기장의 백지화’라고.. 정부가 빗나간 원칙을 강조하면서, 부안에서는 안전하다는 핵 폐기장을 반대하느라 주민들은 얻어터지고 봉변을 당하고 아이들은 한달 여 째 학교 문을 밟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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