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만드는 게 더 재미있어요"

△ 직접 만드는 장난감은 재미는 물론 교육적 효과도 크다. 이혜윤(오른쪽)씨와 딸 조하나양이 직접 만든 장난감 '가을이다'를 갖고 놀며 즐거워하고 있다.

간단한 재료를 이용해 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보자. 이혜윤씨의 도움으로 만드는 법 몇가지를 소개한다.
아이 장난감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노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사는 주부 이혜윤(41·장난감창조교육연구소장)씨도 그렇다.

이씨는 심심한 날이면 초등 4학년인 딸 조하나(10)양에게 “장난감을 만들어 놀자”는 제안을 곧잘 한다. 그러면, 주로 컴퓨터 앞에 붙어있던 하나는 곧 환한 얼굴로 엄마한테 다가와 앉는다.

재료는 우유팩, 과자상자, 광고 전단지 따위의 폐품들이다. ‘이런 폐품들로 어떻게 재미있는 장난감을 만들까’ 모르는 사람들 눈엔 웬지 어설퍼 보이지만 그런 의구심은 잠깐이다. 오리고 붙이고 색칠하기를 20~30분 정도면 장난감 하나가 뚝딱 탄생한다. 이름은 붙이기 나름. 낙엽지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은 ‘가을이다’, 두루마리 화장지 심으로 만든 로켓을 고무줄로 발사하는 것은 ‘로켓 발사기’, 철봉하는 사람을 본뜬 것은 ‘체조선수’다.


우유팩·과자상자등 폐품에
아이와 함께 아이디어 담으면
만드는 과정 자체가 놀이
창의성·환경교육 효과도

이런 장난감의 겉모양은 단순·소박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듬뿍 첨가된 작품인 만큼 기능 면에서는 시중의 값비싼 장난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낙엽 그림이 나선형의 철사 주위를 뱅글뱅글 돌아 떨어지는 모습이나, 철봉을 한바퀴 빙글 도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야~”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로켓 발사기’는 개구장이들에게 인기인데, 안전사고 우려가 전혀 없다. 조금만 창의력을 발휘하면 응용하기도 쉽다. ‘가을이다’의 경우 낙엽 그림을 하얀 눈꽃송이로 바꾸면 ‘겨울이다’가 된다.

아이들한테는 만드는 과정 자체부터 놀이다. 이씨의 딸 하나는 “다 만들어 노는 것보다 만드는 과정이 더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특히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낮은 학년 아이들은 만들기 과정에 정신없이 빠져든다. 부모에게도 이 과정은 아이들과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정성이 깃든 장난감에 대해 아이들은 애착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반 장난감처럼 아이들이 쉬 싫증을 내지 않는다. 또 망가져도 쉽게 고치거나, 다시 만들 수도 있어 내구성 면에서도 훌륭하다.

하나한테는 직접 만든 장난감 가운데 남아있는 게 현재 50여점이나 된다. 유치원 때 만든, 5년이 넘은 것들도 있다. 특히 2년 전 만든 ‘사진기’는 우유팩과 과자상자를 이용해 만든 단순한 장난감이지만, 하나가 가장 아끼는 것이다. “만드는 과정이 어렵지만 흥미로웠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다”는 게 이유다.

이런 덕인지 하나는 요즘에도 백화점 등의 장난감 매장에 놓인 번지르르한 인형이나 소꿉놀이 등엔 별 관심이 없다. 엄마 이씨는 “비싼 돈을 들여 장난감을 살 필요도 없었고, 창의성 교육은 물론 환경 교육까지 자연스럽게 병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가 장난감 만들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8년전. 남편 유학을 따라 간 일본에서 우연히 접한 ‘장난감 컨설턴트 교육과정’ 수업시간에 “비싸게 산 장난감도 직접 만들 수 있다”라는 강사의 말을 들으면서부터다. 그 뒤 장난감 만들기 관련 책 등을 통해 꾸준히 자료를 모으고 응용·개발해왔다. 이씨는 요즘에는 보육교사나 부모들을 대상으로 장난감 만들기 교육을 하고 있다.

이씨는 좋은 장난감의 조건으로 블럭이나 나무쌓기, 조립식 등 ‘형태가 고정되지 않은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또 플라스틱 등 차가운 재질보다 따뜻한 나무, 종이, 헝겊 등의 재질로 만든 장난감을 추천했다. 폐품을 이용해 직접 만든 장난감은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씨는 “부모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간단한 재료를 이용해 아이들과 재미있고 창의적인 장난감 놀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난감창조교육연구소 (02)588-0115.

글·사진 김종태 기자 jt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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