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귀국한 정부의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보고에 대해 '부실조사' 논란이 증폭되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351개 정당·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아래 파병반대국민행동)과 이라크 현지에서 평화·구호활동을 벌인 이라크반전평화팀, 인권운동사랑방 등 17개 인권단체들은 8일 오전 10시 반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이라크 파병을 위한 허위보고 국방부 규탄'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 관계자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조사단 가운데 유일한 민간전문가인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의 보고를 인용해 "정부조사단의 보고가 전적으로 미군의 안내와 미군이 제공한 자료에 의존했으며, 정작 모술 지역에서 불과 45분에 걸쳐 '수박겉핥기' 식으로 조사가 진행됐다."면서 "(이는) 국방부가 조기파병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또 "조사단장인 강대영 국방부 정책차장이 '한국군 파병 예정지로 거론되고 있는 이라크 북부 모술 지역에는 공격받을 대상이 없으며, 미국이 요청한 경보병은 전투병력이 아니'라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은 항의서한을 통해 "(이는) 미국의 눈치만 살피며 자국민의 안전은 도외시한 채 파병에 앞장서고, 이를 위해 국민을 기만하는 정보조작까지 자행한 것"이라며 ▲조영길 국방장관의 공개 사과 ▲강대영 국방부 정책차장 등 책임자 문책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 파견 등을 정부당국에 요구했다.
17개의 인권단체와 이라크반전평화팀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동 성명을 내어, 정부가 합동조사단의 보고서가 다만 참고자료일 뿐이며, 파병결정의 근거는 아니라고 밝힌 데 대해 "말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듯 하지만, 사실은 편향된 자료와 신빙성 없는 근거들을 가지고 파병을 여론몰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인권·평화단체는 이에 "정부가 진정으로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있다면, 우선적으로 이라크 민중의 자결권에 대한 숙고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면서 "이라크 민중이 주도하는 이라크 사회의 재건을 위해 파병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한국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이라크 민중의 상황을 왜곡하지 말라'는 제목으로 이번 정부 합동조사단의 보고서를 비판하는 '네 가지 이유'를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이들 단체는 ▲정부합동조사단은 그 구성과정과 조사활동이 편향적으로 진행됐고, ▲경제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시각은 이라크 민중의 관점이 아니라 미군과 동맹군의 관점이며, ▲이라크 주민들을 접촉할 기회조차 없었던 조사단이 '미군 및 동맹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태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유엔 이라크 안전보고서와 미국의 전투보고서는 모술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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