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정무, "NSC·국방·외교라인의 편향된 시각 국민 오해샀다"

청와대, 국민여론 수렴 본격화…파병망언·부실조사 비켜가기 정무·국민참여수석, '파병반대'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간담회

△(오른쪽부터) 박주현 국민참여수석·유인태 정무수석·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참세상]

"파병 문제를 담당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나 국방·외교 라인이 대체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파병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시각이 편향돼 있다보니 (정부에 대한) 오해가 있다."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8일 오후 파병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최근 정부 이라크조사단의 '부실조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인태 정무수석·박주현 국민참여수석은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대표단과 이날 오후 3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간담회를 열어, 추가파병 논란과 관련해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전달했다.

비공개로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론수렴을 통해 국민여론에 기초한 파병 논의의 결론을 도출한다"는 취지에서 청와대측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간담회에 앞서 유인태 정무수석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 일각의 편향된 시각으로 인해 "마치 청와대가 파병을 결정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처럼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어, 참모들이 직접 나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박주현 국민참여수석은 "파병여부에 대한 찬반토론을 이 상태에서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파병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라크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와 객관적인 정보를 공유한 이후에 찬반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전투병 파병과 관련 정부의 이라크조사단의 '부실조사'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박 수석은 이어 "이와 같은 논의가 없어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파병 반대뿐만 아니라 찬성하는 분들도 만나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파병반대' 시민사회단체 대표단 노 대통령 면담 추진키로

이날 비공개 간담회를 마치고 진행된 브리핑에서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투병 파병은 절대로 안 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해 줄 것을 두 수석에게 요청했다."며 "파병 문제는 급하게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고, 이라크 현지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노 대통령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해,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있을 다음 주 월요일 이후에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두 수석은 밝혔다.

또 파병반대국민행동이 주장하고 있는 민간인을 포함한 '이라크 2차 조사단'의 필요성에 대해서 두 수석이 노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건의하기로 했다.

또한 대표단은 ▲추가파병과 관련해 정부방침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개인 소신을 표명한 한승수 주미대사 등 관계부처 장관들의 문책 ▲국방부 중심으로 조사단을 구성하고 '부실조사' 논란을 일으킨 관련자에 대한 문책 ▲조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공청회를 요청했으나, 이에 대해 두 수석은 노 대통령에게 의견만 전달하기로 했다.

김 사무처장은 브리핑에서 "정부부처 장관들이 파병을 기정사실화 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두 수석에게 질문을 했다."며 '정부와 노 대통령은 파병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았다', '충분하고 신중한 검토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파병에 대해 정부 관계자가 찬반 등 개인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이를 관계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들에게 노 대통령이 이야기했다', '파병을 기정사실화 하거나, 요식 절차를 통한 여론몰이가 아니다라는 것을 믿어달라.' 등의 답변을 충분히 들었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과 브리핑에 함께 배석한 박 수석은 '2차 조사단을 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것은 1차 조사단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국민들이 1차 조사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비켜 가기도 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박주현 수석과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참세상]

청와대, 국민여론 수렴 본격화…파병망언·부실조사 비켜가기

한편 박 수석은 "오늘 오전에 이라크 현지에서 3개월 동안 반전평화 활동을 한 사람들을 만나서 현지의 구체적인 상황을 들었다"며, 이날 이라크반전평화팀의 한상진·유은하·오수연 씨와 보건의료단체 관계자 등 5명을 만났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들을 통해) 이라크 상황을 생생하게 들었다"며 "이라크인들은 식수와 전기·의료·학교 등을 원하고 있으며, 치안상황은 방화와 약탈뿐만 아니라 이라크인과 미군간의 충돌에서 오는 문제가 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또 "외군군이 들어가 치안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렵고, (치안유지를 위해) 이라크인들을 자체적으로 교육하는 등 지원하는 방향을 이들은 제시했다."며 "이라크인들은 1-2개월 동안 미국에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그들은 이라크 민생과 재건에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현지 반전평화 활동가들의 말을 전했다.

박 수석은 "이로 인해 이라크인들이 제대로 공감하지 못해 미군에 대한 불신이 가속화되면서 충돌이 발생하는 있고, 전투병이든 비전투병이든 파병을 하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파병반대국민행동 대표단으로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정현찬 전농 의장·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정현백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박순성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홍근수 자통협 상임대표 등 14명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박 수석은 이날 국민참여수석실에서 추가파병과 관련한 의견수렴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정부 조사단의 보고 이후로 시기를 잡았다고 밝혔다. 또한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위해 NSC를 비롯해 민정·정무·국민참여 등 모든 수석실이 함께 할 것이라며, 다음주 경제계를 시작으로 언론계·여성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파병에 찬성하는 분들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이라크 추가파병 요청에 대해 청와대가 본격적으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동시에, 최근 추가파병을 기정사실화 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잇따른 발언과 '부실·왜곡조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정부의 이라크조사단의 보고에 대한 비난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이라크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한 것 자체가 조건에 따라서 파병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파병을 하느냐 마느냐 보다 절차의 투명성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그 일환으로 (민간인을 중심으로) 현지 조사단을 다시 파견해야 한다"며 '투명한 절차'를 강조했다.

이번 정부조사단은 보고서에서 한국군 파병 예상지로 거론되고 있는 모술 등 이라크 북부지역이 안정화되어 테러의 위험성이 점차 감소추세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라크 국민은 미군·동맹군의 주둔을 반대하면서도, 치안을 확립할 때까지 주둔을 인정하는 이중성을 견지하고 있다고 정부조사단은 밝혔다.

그러나 '안정화돼 가는 지역에 굳이 전투병을 파병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비아냥 섞인 비난이 국민들 사이에 일고 있다. 또한 이라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유엔 등 공인된 국제기구 아래의 순수한 치안유지를 위한 병력을 제외하고, 모든 외국군의 철수와 의료 등 인도적인 지원이라고 반전평화 활동가 등 현지 소식통들은 전한다.


△파병반대국민행동 대표단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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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 간담회 , 반전평화 , 추가파병 , 파병반대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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