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린쿼터제가 한국 경제의 걸림돌이다?
얼마 전 청와대의 이정우 정책실장은 “미국과의 투자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스크린쿼터 일수를 73일에서 146일 사이의 중간선에서 절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40%(146일)인 스크린쿼터를 미국 측의 요구인 20%(73일)에 맞춰 조정할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정우 정책실장을 비롯한 몇몇 스크린쿼터 축소/폐지론자들의 주장은 비교적 ‘단순명쾌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 즉, ‘스크린쿼터를 축소하고 한미투자협정을 체결해야 한국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위의 논지를 거꾸러 거슬러 올라가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투자협정을 체결해야 하고 둘째, 투자협정을 체결하는데 걸림돌은 제거되어야 한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스크린쿼터 유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기 밥그릇만 생각하는 ‘집단이기주의’가 된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잘 보면 보입니다”
‘잘 보면 보인다’는 국정원의 지하철 광고처럼, 우리는 스크린쿼터제를 둘러싼 논란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크린쿼터제 축소와 한미투자협정 체결은 ‘자유화/시장화/개방화를 통한 동북아 금융/물류의 중심국가 구축’이라는 한국 경제 발전전략에 근거하고 있다.
멕시코 칸쿤에서 열렸던 5차 WTO 각료회의의 결렬에서 드러난 것처럼, 다자간 무역협정의 체결은 국가 간의 이견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오히려 각 국은 지역별/양자간 무역협정의 체결을 통해 시장개방과 무역 자유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경우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구상, 한/중/일자유무역지대 추진 등을 통해 지역 경제블럭화를 주도하고 있고, 한/칠레자유무역협정과 한․일투자협정에 이어 한/싱가포르, 한/태국, 한/멕시코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양국간 협상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역자유화와 시장화를 위해 국내의 법과 제도를 정비하려 하고 있다. 스크린쿼터의 축소는 물론이고 한/일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일본대중문화 전면개방과 교육개방을 예비하기 위한 외국인교육기관특별법, 그리고 전국을 시장화․자유화하려는 지역특화발전특구법, 철도와 발전 등 주요 국가기간산업의 사유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경제 발전인가
이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자유화․시장화․개방화를 통한 동북아 금융․물류의 중심국가 구축’이라는 이른바 한국 경제 발전전략이 과연 국민들을 위한 것인가라는 점이다. 무역협정은 보조금과 각종 지원금이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여 금지시키고, ‘경쟁과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발전, 철도, 에너지 등 주요 기간산업을 사유화시킬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미 한국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문제도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요구되는 노동시장 유연화 전략에 의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그 뿐인가. 금융과 물류의 중심으로 성장하기 위해 농업을 포기함으로 인해 식량주권을 상실하고 농민생존권이 위협받을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한국 경제 발전전략은 국민이 아닌 자본을 위한 전략일 뿐이다.
교육, 의료, 문화 등 사회가 공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문들에 대한 무분별한 시장화, 개방화는 문화공공성, 사회공공성을 파괴하여 국민들의 삶을 시장논리, 경쟁논리, 자본논리에 내맡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스크린쿼터를 지켜내는 것이 한국 경제의 걸림돌은커녕 오히려 사회공공성을 지켜내고 국민들의 생존권을 지켜내는데 중요한 시작이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최준영 / 문화연대 정책실 ptrevo@jinbo.net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