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다라카(32, 스리랑카)·비꾸(34, 방글라데시)·카힌(31, 우즈베키스탄)·안드레이(39, 러시아)·브르혼(50, 우즈베키스탄)·김원섭(45, 조선족)·자카리아(30, 방글라데시). 이들은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대적인 단속·강제추방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단속을 피해 숨어있다 쓸쓸히 죽어간 노동자들이다.
전국에서 1천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중국동포, 이주노동자·사회단체 관계자 4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루 부근 종로타워 앞에서 '강제추방으로 죽어간 이주노동자·동포 추모제'를 열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 정책을 철회할 것을 한국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경남지역 이주노동자들도 상경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사에 나선 사말 다바 평등노조 이주지부 지부장은 "이 자리에 모인 이주노동자들 중에는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들도 많다"며 "임금체불을 신고하러 가면 불법체류냐 아니냐를 먼저 따지고 단속하는 것이 한국정부다"라고 비난했다.
다바 지부장은 "벌써 7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죽었는데도 정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끝까지 단속을 하고 있다"며 "농성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우리 죽지 않으면서 연대해 싸우자. 노동자답게 한국에서 살고싶다"고 말했다.

△'강제추방으로 죽어간 이주노동자·동포 추모제' [참세상]

△중국동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세상]
이날 추모제 연단에는 고인이 된 7명의 이주노동자의 영정이 놓여 있었다. 故 안드레이 씨의 영정에는 사진이 없이, 고인의 이름만이 큰 글씨로 쓰여 있었다. 고인은 한국정부의 단속조치로 지난달 20일 본국으로 돌아가다 배 위에서 바다로 투신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모제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의 손에는 '노동비자 쟁취', '연수제도 철폐', '강제추방 철회' 등의 구호가 적힌 여러 만장과 선전물들이 들려 있었다. 또한 그들 사이사이에서 고인의 영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추모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 중국동포는 연신 눈물을 흘렸다. 얼마전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중국동포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故 김원섭 씨(조선족)는 지난 8일 밀린 임금을 받으러 나간다며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 있는 농성장을 나섰다가, 다음날 새벽 거리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사망원인은 동사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의 핸드폰에 마지막으로 남겨진 번호에는 '119'가 1회, '112'가 13회 기록돼 있었다. 사망 전 여러차례 구호를 요청했던 것이다.
중국동포들은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한 경찰의 무책임함에 분노하면서, 빚과 임금체불로 인한 비관과 상실감, 그리고 고인을 극심한 불안 상태로 내몬 한국정부의 강제추방 조치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추모제가 진행되는 행사장 한편에는 한 이주노동자가 한국정부 및 출입국사무소를 상징하는 칼을 든 저승사자에 의해 밧줄에 묶이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참세상]

△네팔 이주노동자로 구성된 그룹 'Stop Crackdown'의 추모노래공연이 이어지자, 이날 참가자들이 손을 흔들어 호응하고 있다. 중국동포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참세상]
조사를 낭독한 경기도 마석 '살롬의 집' 이정호 신부는 단속을 피해 숨어있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방글라데시인 고 자카리아 씨를 비롯해 고인이 된 이주노동자들의 이름을 연이어 불렀다.
"강제단속 추방의 공포가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으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아픔과 경련에도 병원을 찾지 못했을까? 고국에 두고 온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한 책임과 그리움 때문에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 그리고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도 모든 것이 좋아지겠지 하며 얼마만큼 굳게 입술을 깨물었을까?"
"그대들의 죽음으로 좋은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진정 오만무도한 이 한국정부가, 기만과 차별의 이 한국사회가 회개하며 더 이상 죽임이 아니고, 강제추방이 아니고 이주노동자를 살리고 따뜻하게 끌어안는 성탄절과 세밑이 되기를 기도한다."
이날 추모제 참가자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를 하고, 오후 3시 반 종로 탑골공원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영하의 추위에 털모자와 목도리, 귀마개까지 한 이주노동자들에게 더 매섭고 쌀쌀한 것은 한국정부일 것이다.
연단 위에서 바람에 날리던 플래카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왜 오랜 친구들을 내쫓으려 하는가?"

[참세상]

[참세상]
"한국정부 '왜 우리가 출국하지 않는지' 생각조차 안해" [현장인터뷰] 명동성당 농성단 의정부일산대표 마솜 씨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마솜 씨(36, 의정부일산대표, 방글라데시)는 지난달 15일 이후 한달이 넘는 농성과 추위에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힘들고 춥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같이 농성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결의가 높다"고 대답했다. 한국에서 7년을 넘게 일했다는 마솜 씨는 "왜 우리가(이주노동자들이) 못 나가는지 한국정부는 생각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제대로 월급도 못 받고, 아플 때 보험이 안돼 돈 많이 쓰고, 공장에서 짤리면 몇 개월 일을 하지 못한다. 모아 놓은 돈도 다 쓰고... 우리 돈 못 벌었다." 한국에 온 이유에 대해 그는 "꿈을 갖고 왔다. 돌아가면 가족끼리 잘 먹고 잘 살고 싶었다"며, 이내 한국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노동부에 임금체불을 신고하러 가면, 오히려 우리에게 반말을 하고 욕을 한다. 신고를 하더라고 (체불임금의) 10%밖에 못 받는다. 여기에 올 때 빌린 돈이 이자에 이자로 불어나고 있다. 돈 벌어야 하는데, 어떻게 나갈 수 있는가." 한국정부의 강제추방 이후 이주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에 대해 그는 "답답하다. 마음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 △상자로 만든 이색적인 선전물에 마솜 씨가 글을 남기고 있다. 그는 선전물에 방글라데시어로 "'힘들고 춥다. 우리는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더 강한 투쟁을 벌일 것이다.'라고 썼다"고 말했다. [참세상] |
한국 '이주노동자권리협약' 비준 시급하다 인권단체들, "노동기회 균등하게 적용해야" '세계이주민의 날'은 1990년 유엔총회가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아래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날을 기념해 2000년부터 제정된 날이다. '이주노동자국제협약'은 채택된 지 13년이 지난 올해, 기본 비준국 수인 20개국을 넘어 국제사회에서 정식으로 발효됐으며, 한국은 아직 이를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이 협약은 이주노동자들과 그의 가족들을 위한 생존권보장, 가혹행위 금지, 강제노동 금지, 생각과 표현의 자유, 법에 의해 평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 사생활의 권리, 노동조건·사회보장·의료서비스에 있어 고용국의 국민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 등을 포괄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날을 맞아 다산인권센터·민주노동당인권위원회·천주교인권위원회 등 16개 인권단체들은 18일 공동성명을 내어, "정부가 고용허가제 실시를 명목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 강제추방이라는 전대미문의 인간사냥을 자행하고 있다."며 "갈 곳 없는 이주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며, 급기야 그들을 죽음의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권단체들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비이성적인 대우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이주노동자권리협약 비준 ▲강제추방조치 즉각 철회 ▲미등록(불법체류)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또한 이날 성명을 통해 연수제도와 고용허가제의 기형적인 병행실시를 반대한다면서, "정부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노동기회를 균등하게 적용하기보다는 체류 4년 이상의 이주노동자에게는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며 균등한 기회보장을 정부에 요구했다. |

△故 안드레이 씨의 영정에는 사진이 없다. [참세상]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