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3월이 오면 습관처럼 추모제를 지내왔다.
그러나 근 2년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추모제를 하지 못하고 이제야 열 번째 추모제를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치루는 행사라 좀 힘들고 어설펐던 것 같다.
세쌍둥이란 별난 이름을 가진 어린이집에서 10년을 보내면서 항상 세쌍둥이 태식이, 재식이, 강식이를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나에게는 커다란 무게로 다가왔다.
판자촌에서 불길에 휩싸여 절규하며 사라져간 그들은 세상을 원망했을까? 아무리 애타게 불러도 대답 없는 세상을 향해 한을 품고 연기 속으로 사라졌을까? 아니면 미련 없이 하늘로 갔을까?
항상 그들 세쌍둥이를 기리는 어린이집은 다른 곳과 달라야 한다는 무게감 속에 열심히 달려서 여기까지 오긴 왔는데 늘 부족하고 모자라서 죄스러운 마음을 갖고 사는 것 같다.
그 죄스러움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이번 열 번째 추모제는 이전식과 함께 치뤘는데 행사 프로그램 중 추모굿이 있었다.
추모굿을 추는 분은 어린이집 자모였고. 며칠동안 몸이 아파서 도저히 춤을 출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춤을 추는 도중에도 몸이 땅으로 꺼져가는 느낌을 받았는데 춤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몸이 살아나 굿이 끝나고 나니까 거짓말처럼 몸이 가뿐해졌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쭉 끼쳤다. 나도 몸이 계속 안 좋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행사 당일에는 거의 추체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춤을 추신 분의 말을 빌리자면 아이들이 다녀갔다는 것이다.
정말 세쌍둥이가 다녀갔을까 ?
10년을 일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나를 항상 일으켜 세워준 것은 세쌍둥이었다.
그들이 늘 3월이 되면 내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것 같다. 어린이집이 마치 나의 일부인 것처럼 고집스러울 만치 부여잡고 있었던 건 내가 아니라 세 쌍둥이가 아닐까?
이제는 놓고 싶은데 아무래도 그러기엔 쓸데없는 미련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우리 세쌍둥이 어린이집 아이들 세상을 만들어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선생님들과 남은 열정을 쏟아야 할 것 같다.
박은아(세쌍둥이 어린이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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