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포용인기업노동자들, ‘불법파견’ 판정 쟁취

울산노동사무소 판정, 미포조선 고용승계 해야


최근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얻어낸 용인기업 노동자들이 현대미포조선 정문 앞에서 비가 오는 중에도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던 모습


현대미포조선의 도급업체인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올해 1월 31일 회사가 폐업하는 바람에 졸지에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쫓겨났다.
15년에서 25년 동안이나 일해오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난 것이 너무나 억울해서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기에, 한달만에 정신을 차리고 3월 3일부터 가족들까지 나서서 현대미포조선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시작했다.

치밀한 준비, 끈질긴 투쟁

회사가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바람에 현대미포조선 앞과 정몽준 사무실 앞 그리고 공공장소에서도 집회를 하지 못하게 되기까지 6개월 동안 줄기차게 현대미포조선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 사이에 3월에는 울산지방법원에 민사로 ‘현대미포조선에 대한 사용자 지위에 관한 소송’을 내고, 4월에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내고, 8월 19일에는 현대미포조선의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노동부에 진정서를 냈다.
최근에는 불법파견 진정서에 대한 처리가 늦어지자 울산지방노동사무소 앞마당에서 스티로폼을 깔고 2주 동안 침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용인기업이 폐업되기 전에,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그 조짐을 알고 미리 많은 근거 서류를 확보해두었다.
이런 치밀한 준비와 끈질긴 투쟁이 있었기에 노동부도 불법파견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노총 위원장의 이름으로 노동부에 진정한 ‘용인기업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노동부의 12월 1일자 ‘진정사건 처리결과 알림’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용인기업 대표 주용인이 (주)현대미포조선 도급계약을 맺고 사업을 행하였다고는 하나, 도급인이 (주)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노무관리상 및 사업경영상 독립성 없이 불법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한 것으로 확인되어” “불법 파견사업을 행한 용인기업 대표 주용인과 동 불법파견 사업자로부터 근로자 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주)현대미포조선 및 그 행위자들에 대해 2003년 12월 1일자로 울산동부경찰서에 고발 조치”하였다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

노동부가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한 이유를 설명한 대목인 “도급인이 (주)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노무관리상 및 사업경영상 독립성 없이”라는 말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용인기업은 현대미포조선과 도급 계약을 맺고는 있었지만 사실은 현대미포조선의 한 부서에 불과했고 따라서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현대미포조선이 직접 고용하고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사실 현대미포조선은 용인기업 노동자들에게 임금 지급, 인사?노무관리, 징계, 상벌 등을 직접 행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 등 4대 보험도 직접 납부하고, 회사 내 모든 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입사부터 퇴사까지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그래서 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정한 것이다.
따라서 겉으로는 용인기업이 2003년 1월에 폐업하는 바람에 용인기업 노동자들이 실직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대미포조선이 용인기업 노동자를 ‘부당해고’한 셈이다.
따라서 현대미포조선은 당연히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또한 노동부 역시 ‘불법파견 인정에 따른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것은 주무 행정기관인 노동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불법파견은 발견 즉시 직접 고용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2001년에 광주지방노동청은 불법파견 노동자를 사용하고 있던 (주)캐리어에 대해 ‘2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을 행정조치로 명령한 바 있다. 그리하여 2년 이상 근무한 하청업체 노동자 100여 명이 그 직후 실제로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더 나아가 불법파견은 발견되는 즉시 처음부터 직접 고용한 것으로 인정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노동부는 이러한 법 개정에 적극 나섬으로써, 불법파견을 뿌리뽑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희망을 가지고 싸움을 준비해나가자

고통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해결의 단초가 열린다.
(주)캐리어 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전에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치열하게 투쟁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또한 용인기업 노동자들이 불법파견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꼼꼼하게 근거 자료들을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싸울 의지와 치밀한 준비가 있다면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 희망을 가지고 싸움을 준비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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