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천심이다!”

“민중생존권 압살” “이라크 파병 강행” 노무현정권 규탄 2003 전국민중대회 -12월 6일


민중을 때려잡아야 나라가 산다.

이게 우리나라 법이다. 더 이상 조금의 기대라도 남겨두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보라, 민중들이 줄줄이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현장에 내려와서 민중의 고통에 귀기울이는 국회의원이 한 놈이라도 있었는가?
정말이다. ‘민중을 때려잡아야 이 나라가 산다’는 것이 권력을 가진 자들의 법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었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대기업 노조의 이기주의를 비난하며 노동운동 전체를 타락한 운동으로 내몰리게 했다. 노조 간부들을 연이어 산화하게 만들었던 문제인 ‘손배가압류’에 대해서도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철도공사법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만들어, 노동자들의 퇴직금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파업을 하지 못하게 두 발을 꽁꽁 묶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어디 노동자에게만 그러랴. 농업정책을 신자유주의에게 떠맡겨버림으로써, 농민의 생존이 ‘바람 앞에 등불’이 되었다. 농촌은 폐허가 되고 시꺼먼 공장 굴뚝만 우뚝 솟아있는 게 무슨 발전인가?
서울시는 기업형 노점상을 단속한다는 것을 구실로 생계형 노점상까지 싸그리 단속하고 있다. 청계천을 복원해 환경을 되살리는 것도 좋지만, 사람 먼저 살고 보자. 그런데 부안에서 토지와 환경을 수백, 수천 년 동안 오염시킬 ‘핵 쓰레기장 건설’을 기어코 강행하는 것을 보면 환경을 고려하는 것도 아니다.
악랄한 카드 빚 독촉에 어쩔 수 없이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수백만 명이나 되는데, 카드 회사의 이윤만 많이 남으면 이 사회가 넉넉해지는 것인가? 또 카드 회사들이 부도날 것은 뻔한데 그 때는 누가 책임지나? 아마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틀어막겠지.
자본가와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IMF 시절이라고 월급도 쥐꼬리만큼 주면서 일시키더니, 체류 기한 지났다고 매몰차게 강제로 내쫓는다. 그렇게 죽어라 하니 또 죽는다. 그러나 피부색은 달라도 그들도 노동자요 인간이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나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제국주의 자본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꼼짝없이 따라 해야 사는 나라다. 명분도 없는 침략전쟁에 젊은이들의 목숨을 갖다 바치려고 아등바등 거리면서 부시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그런 나라다. 그래야 나라가 사니까.

사정 볼 것 없이, 밀어붙여!

노무현 정권은 민중들의 아우성에 귀를 틀어막고 있다. 부안 주민들이 요구한 주민투표는 ‘화가 가라앉거든’ 하잔다. 이러니 대판 싸우지 않고서야 다른 방법이 있는가. 아니 그랬더니 이 놈들이 사람을 곤봉으로 후려치고 방패로 내려찍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많이도 다쳤다.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 때 10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물대포까지 등장한 11월 19일 농민대회에서는 중상자만 해도 35명에 이르렀고, 부안에서는 그 동안의 투쟁 과정에서 부상당한 300여명 중에 머리를 10바늘 이상 꿰매는 중상을 입은 사람이 30여명이나 된다.
죄지은 것도 없이 이렇게 매타작을 당했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졌든지, 다시는 그렇게 당하지 않겠다고 젊은 사람들이 쇠파이프도 들고 화염병도 들었더란다. 그래야 늙은 아버지 같은 사람들을 보호할 것 아닌가? 그랬더니 이번에는 골통 보수 신문들이 부상당한 전경들만 비추면서 ‘극렬 과격 시위’라고 난리를 치고, 경찰들이 부안 시내 거리를 완전히 장악해버렸다. 군사정권이 따로 없다.
그러니 이 놈이나 그 놈이나 매 한가지다. 아니 더 나쁘다. 집권하고 1년도 되지 않았는데 ‘투쟁하다 구속된 사람’의 수가 김영삼이나 김대중 정부의 초기 1년보다 더 많으니 말이다. 이왕 나간 김에 왕창 나가기로 작정했는지 법률도 대폭 개악하고 있다.

이제 자칫하면 집회는 휴일에만 하고, 행진은 골목길로만 가고, 경찰서장 한마디에 집회가 취소되고, 소음규제 조항 때문에 ‘벙어리 시위’ 밖에 할 수 없게 될 판이다. 또한 지난 11월 14일 국회 정보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대규모 격렬 시위에 경찰이 아닌 군대가 동원될지도 모를 일이며, 테러 위험인물이라고 24시간 감시당할지 모르는 일이니, 이제 싸우려거든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래, 한판 붙자!

자본가와 정부는 ‘전면 격돌’로 나아갈 채비를 갖추고 사태를 그렇게 몰아가고 있다. 민중들은 그런 상황을 전혀 원하지 않지만 정부에 의해 상황은 그렇게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민중들은 아직 통일된 대오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노동자대회가, 농민대회가, 부안 주민들의 투쟁이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추진되고 있지 못하다.
이번 12월 6일 민중대회가 그런 통일된 대오를 구축하는 자리이다. 물론 한번에 하나가 되기는 어렵다. 민중들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민중들이 살아야 이 나라가 산다는 사실을 당장에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맨날 깨지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리고 우리는 할 수 있다. 곳곳에서 투쟁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너무 오랜만에 싸우다보니 감이 떨어져 있을 뿐이다. 세상이 말도 안 되게 잘못 돌아가고 있을 때면 언제나 민중들이 떨쳐 일어나 세상을 바로 세웠다.
그렇다. 이제 민중이 나설 때다. 그래, 한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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